류준우 보맵 대표./사진=보맵 제공
류준우 보맵 대표./사진=보맵 제공

“보험을 어렵게 생각하는데, 보험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류준우 보맵 대표의 말이다. 그는 보맵이 선보인 보험 서비스 보맵앱이 소비자가 더 쉽게 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맵은 보험을 기프티콘처럼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이다. 인슈어테크(Insure-Tech)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같은 정보기술을 활용해 기존 보험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다.


◆“보험사에서 일했지만 보험 어려워”

류 대표는 보험 시장에서 소비자와 설계사·보험사의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다고 말한다. 그가 보맵앱 개발을 결심한 이유는 보험사에 있었던 본인조차 보험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SGI서울보증보험에서 근무했다.

류 대표는 “생명·손해보험사와 같은 일반 보험사는 아니지만 저도 나름 보험을 공부한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아는 형을 통해서 보험에 가입했고 보험금 청구도 제대로 못하고 해지한 기억이 있다”며 “하물며 일반인들에게 보험이 얼마나 어렵겠나. 보험이 굉장히 어렵고 불신이 심한 영역이 된 이유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맵은 플랫폼만을 제공한다. 설계사를 고용해 실적압박을 줄이는 다른 보험 플랫폼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설계사는 어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하고 고객은 담당 설계사를 선택한다. 이 와 중에 푸시마케팅이라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적어도 ‘평가 데이터’를 만들고 싶었다는 게 류 대표의 설명이다.


류 대표는 “예를 들어 배달 앱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식당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에는 식당 서비스가 안 좋아도, 음식이 맛없어도 소비자는 알 방법이 없었다”며 “보험도 마찬가지로 적어도 설계사를 평가할 수 있으면 보다 시장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보맵 다운로드 수는 150만, 회원 수는 130만 명이다. 지난 4월 롯데액셀러레이터, KB인베스트먼트 등 총 7개사에서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정보비대칭 해소라는 근본적인 목표를 가지고 비대면 채널 강화에 힘 쏟고 있고 시장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가능성 큰 시장, 카카오도 눈독

보맵은 2015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5년 사이 경쟁사도 늘었다. 보험사, 독립대리점(GA)부터 카카오, 네이버 등 대형 기술업체도 보험 플랫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경쟁사로 볼 수 있지만 류 대표는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단언했다. 오히려 비대면 보험시장에 대한 가능성이 보여 수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 대표는 “해외와 달리 아직까지 온라인으로 전환된 보험은 많지 않다. 국내 역시 특화된 보험사들이 많이 나와 온라인 보험시장 자체 파이가 커지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보험시장에 뛰어들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상품에 소비자도 인식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보맵은 보험 상품 유통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게 1차 목표다. 이후 보험 상품을 개발, 보험사와 협업 등으로 ‘보험 구매의 완전한 온라인화’라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남아 시장 역시 주시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배달, 차량 서비스는 활발하지만 인슈어테크 관련 시장은 조용한 상황이다. 다만 스타트업 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류 대표는 “아직까지 온라인, 인슈어테크는 생소하고 현지 보험시장에서 B2C를 취급하는 보험 스타트업은 전무하다”며 “현지 글로벌 보험사에서 협업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저희 또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당국, 규제 완화 기대감 충만

보맵은 보험상품 사업비 수수료가 아닌 마케팅비용에서 수익을 얻는다. 보험사, 보맵,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먼저 보험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보맵 이용자를 상대로 한 ‘타깃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소비자는 사업비가 최소화된 저렴한 다이렉트 보험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류 대표는 “보험사는 호율적인 마케팅비용 운영이 가능해지고 고객은 좋은 보험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보맵이라는 플랫폼은 보험금 청구, 가족보험료 확인 등 보험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정보전달 역할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 간 사업(B2B) 모델도 가지고 있다. 소규모 공장이나 소상공인 입장에서 준비 서류가 많은 오프라인 가입이 쉽지 않다는 지적에서다. 보맵은 생업에 바쁜 이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방식도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류 대표는 정부의 역할을 당부했다. 올해 4월부터 금융당국은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하며 다양한 혁신금융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보맵 역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류 대표는 “규제가 풀리면서 보험시장에도 기회가 생기고 있다. 다만 소비자에게 더 필요한 정보가 전달되기 위해서는 여러 데이터가 좀 더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도 “각자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속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흐름까지 왔다는 자체에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6호(2019년 10월29일~11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