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0대뉴스③] 연임 성공한 은행장… 점포 통합·ESG경영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은행권의 CEO(최고경영자) 자리는 굳건했다. 코로나에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은행권이 올해 CEO인사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더욱이 라임과 옵티머스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에 대응해 핵심성과지표 등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어 당장의 성과보다 일관성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지속경영의 중요성도 커졌다. 은행 점포를 줄이고 희망퇴직은 확대하는 대신에 '착한 투자·경영'으로 요약되는 ESG 경영에 한층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동갑내기 은행장 연임… 악조건 속 실적 선방

196년생 동갑내기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올해 나란히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지난 17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진 행장의 임기는 2022년 말이다. 지난 2년간 진 행장은 핵심성과지표 개편과 디지털 전환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달 11일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허 행장의 3연임을 확정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했고 코로나19 위기 속에도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1조8824억원을 달성했다. 라이벌인 신한은행(1조7650억원)을 제치며 '리딩뱅크'를 수성했다.


내년 3월 같은 시기에 임기가 끝나는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지 행장은 지난 20년간 홍콩과 중국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해외 진출 사업에도 성과를 나타냈다. 하나은행(중국) 유한공사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은 868억4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순이익(74억6900만원) 대비 약 10배 이상 성장했다.

우리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480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75% 증가하는 등 금융지주 순익 증가에 기여했다는 점은 권 행장의 괄목할 만한 성과다.

몸집 줄이기 가속화… 1월까지 78곳 폐점

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의 신축년 경영키워드는 '리스크 관리'다. 빅테크와 코로나19 리스크에 수익악화가 예상돼 리스크 관리를 통해 코로나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연말·연초 점포 통폐합에 속도를 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이번 달과 다음 달에 폐쇄하기로 예고한 점포수는 78곳이다.


국민은행이 지난 18일 22개 점포 영업을 종료했다. 다음달 22일 추가로 20개 점포 문을 닫는다. 우리은행은 지난 21일부로 19곳의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같은 날 각각 1곳과 6곳을 정리했다. 농협은행은 연말까지 10곳의 영업점을 닫을 예정이다.

희망퇴직 칼바람… 디지털 전환에 체질개선



디지털금융 전환에 발 맞춰 인력구조도 개편한다. 은행들은 예년보다 더 과감한 조건을 제시하면 직원들의 명예퇴직(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있다. 명예퇴직 신청 직원군도 기존 임금피크제 해당자뿐 아니라 40대 대리·과장급으로 확대했다.
[은행 10대뉴스③] 연임 성공한 은행장… 점포 통합·ESG경영 강화
하나은행은 지난 22일까지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특별퇴직자로 선정되면 책임자급과 행원에게는 36개월치 평균 임금이 지급된다.
 
우리은행은 노사 합의를 거쳐 오는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예년과 같이 만 54세(1966년생)와 만 55세(1954년생) 전 직원이다. 특히 올해는 소속장급이면서 만 53세(1967년생) 이하인 직원과 만 49세(1971년생) 이상 관리자급 직원, 만 46세(1974년생) 이상 책임자급 직원도 대상에 포함됐다.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1965년생에게는 월평균임금 24개월 치를 일시 지급하고 나머지 대상자에게는 36개월 치를 주기로 했다.
앞서 NH농협은행은 내년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만 56세 직원 외에도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에게 직급·출생연도별로 20~39개월 치 급여를 주기로 했다. 그 결과 희망퇴직에는 직원 총 503명이 신청했다. 지난해(356명)보다 41% 늘었다.

ESG 경영이 뭐길래… 중장기 로드맵 본격화

내년 은행들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친환경에 집중한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ESG경영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최근 한국판 뉴딜정책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는 등 ESG경영 구체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ESG경영을 추진한다. KB금융의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은 'KB 그린웨이(GREEN WAY) 2030'이다. 2030년까지 KB금융 탄소배출량을 지난 2017년 대비 25% 감축하는 동시에 현재 20조원 규모의 ESG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하는 내용이다.

신한금융은 금융 본업에 기반한 ESG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희망사회 프로젝트와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양대 축으로 공유가치 창출(CSV)경영을 추진한다. 주요 그룹사 별로는 ▲신한은행, 적도원칙 가입 추진 ▲신한카드, 친환경 카드 출시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보험상품 내 ESG펀드 라인업 확대 ▲신한BNPP자산운용, ESG전용펀드 출시 등 본업에 맞는 ESG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그룹 사회가치총괄 임원을 선임하고 은행에 사회가치본부를 신설해 ESG경영을 위한 조직역량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사회책임경영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행복나눔위원회를 사회가치경영위원회로 변경했다. 위원회 의장은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회장이 맡고 각 관계사 대표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우리금융은 친환경경영과 환경보호에 적극 동참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생명의 숲 조성사업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 금융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본점 재활용품 회수 인공지능 로봇 설치, 종이통장 줄이기 등 친환경 문화 확산 캠페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시스템 고도화 등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