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핍해진 공항, 돈잔치하는 공항 골프장

[머니S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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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셧다운(일시적 부분 업무 정지)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여객 수요 절벽에 처한 반면 공항공사 토지를 빌려 조성한 골프장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셧다운(일시적 부분 업무 정지)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여객 수요 절벽에 처한 반면 공항공사 토지를 빌려 조성한 골프장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셧다운(일시적 부분 업무 정지)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이 여객 수요 절벽에 처했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인천공항은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 공황에 빠졌던 한국공항공사 역시 국내 여행 수요 급증으로 최악은 벗어났다는 평가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 반면 이들 공항공사 토지를 빌려 조성한 골프장은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수요까지 몰리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인천공항 땅을 사용하는 스카이72에는 주중에도 이용객이 북적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김포공항 토지 위에 조성된 인서울27도 밀려드는 수요에 그린피 등 이용료까지 올리며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고통 속의 두 공항공사와 이와는 상반된 공항 내 골프장들. 그 속을 들여다본다.


닫힌 해외 여행길… 공항 죽고 골프장만 살았다


사람 없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좌) 인파 몰린 스카이72 골프연습장(우)./사진=지용준 기자
사람 없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좌) 인파 몰린 스카이72 골프연습장(우)./사진=지용준 기자
“여행객은 아예 없어요. 공항에 사람이 없으니 얘기할 것도 없고요. 안내데스크를 찾는 사람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예요. 솔직히 손님이 그립죠.” - 인천공항 출국장 안내 데스크 직원 A씨

“정상적이라면 해외로 떠났을 텐데 해외 여행길이 막혔으니 가격이 비싸도 국내 골프장밖에 선택지가 없어요.” - 스카이72 이용자 B씨

화창한 봄 날씨가 이어지는 5월의 인천국제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이라면 여행객을 맞이하느라 발 디딜 틈 없이 분주했을 인천공항은 한산하다 못해 고요함까지 느껴진다. 공항 내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 등으로 진행되는 안내방송뿐이다.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7086만명에 달하던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1200만명으로 83% 감소했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이용객 수는 약 74만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약 2361만명)에 비해 97%가량 급감했다. 2년 전 이용객 수가 100명이었다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이후엔 3명에 불과한 셈이다. 이처럼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공항 내 입점 매장 모두 1년 넘게 매출 절벽 사태에 빠져있고 관련 종사자도 신음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지쳐가는 공항 직원과 입점업체

인천공항 상황은 말 그대로 참담함 그 자체다. 제1터미널 지상 주차장은 빈자리가 훨씬 더 많았다. 1년 반 전만 해도 주차할 곳 없어 불법 사설 주차시설을 이용해야만 했던 기억이 아득할 정도다. 인천공항 주차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C씨는 “이런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다 보니 자동차만 봐도 기쁠 정도”라며 “하루가 너무 길다”고 하소연했다.

1층 입국장 역시 공항 직원 외에는 관광객을 맞이하려는 여행사 직원들조차 볼 수 없다. 심지어 공항을 오가는 리무진 버스도 구경하기 어렵다. 안내데스크 직원 A씨는 “국가 간 이동제한 등으로 입국객 수도 95% 이상 줄었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입국장에선 B, E 게이트로만 나올 수 있다”며 “요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여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출국장 상황도 비슷했다. 대다수 체크인 카운터는 텅 비어 있었고 출국장 대기열은 일부 중국인이 채웠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모두 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이라며 “관광객이 아니라 대부분 한국에서 터를 잡고 있다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엔 이용객으로 북적였을 식당가와 면세점, 환전소, 여행자보험 카운터 등은 영업시간이었음에도 불이 꺼져 있었다. 이용객이 없으니 운영을 유지하는 의미도 없는 것이다. 심지어 임시 휴점에 들어간 지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한 식당 창문에는 가스공급중단통보와 우편물 도착 안내서만 가득 붙어있었다.

공항 약국 약사 D씨는 “지난해 1분기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전 세계 각국이 격리를 시작하면서 인천공항이 삭막해졌다”며 “백신이 도입됐다곤 하지만 정상화에 대한 기약 없는 기다림에 이미 지친 상태”라고 푸념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내 시설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내 시설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인천공항서 돈 버는 유일한 곳? 공항 땅 빌려 운영하는 골프장

인천공항 땅을 빌려 운영하는 ‘스카이72’ 골프장 상황은 공항 내부와는 정반대다.

스카이72에 따르면 5월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동안 스카이72 내장객 수는 약 1만2000명. 하루 평균 1200명이 다녀간 셈이다. 낮 12시쯤 찾은 스카이72 하늘코스 주차장은 만차였다. 주차 자리를 찾던 차와 골프장에서 나가려는 차의 접촉사고도 목격했다. 클럽하우스는 티업(시작 시간)을 기다리는 이용객으로 가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공항은 죽을 쑤고 있지만 유독 골프장만은 미어터질 지경이다. 해외 원정 골프 길이 막히자 그 수요가 국내 골프장으로 몰려들어서다. 골프에 대한 2030세대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도 크다. 실제 스카이72에서도 20대로 보이는 이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커플로 짝을 지어 온 젊은이들도 상당했다.
스카이72 골프클럽 하늘코스 주차장과 그라운드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스카이72 골프클럽 하늘코스 주차장과 그라운드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이처럼 골프 수요가 급증하자 골프장이 배짱영업을 한다는 지적이 많다. 수요가 공급을 한참 초과하는 불균형으로 이용료(그린피 등)가 조정될 수는 있지만 정도가 지나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회원제 골프장보다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의 가격 인상 정도가 심하다. 파주 등 경기 북부권의 대중제 골프장은 코로나19 발생 전 15만~17만원이던 그린피를 27만~29만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

그나마 스카이72는 인상률이 낮은 편이다. 기존 그린피가 워낙 비쌌던 탓이다. 스카이72 하늘코스 그린피는 주말 1인당 최대 27만9000원이다. 카트피와 캐디피는 각각 9만원과 13만원으로 정찰제다. 라운딩 한 번에 식사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지불해야 할 비용이 1인당 33만4000원에 이른다.

이날 스카이72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원하는 시간대에 골프를 치려면 과도할 정도로 많은 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객은 “회원제 골프장보다 그린피가 비싼 대중제 골프장도 많다”며 “대중제 골프장은 세금 감면 혜택까지 받으면서도 가격 인상 제한은 두지 않은 게 문제”라고 토로했다.

◆인천공항-스카이72 닮은꼴 ‘김포공항-인서울27’

이 같은 현상은 김포공항과 인서울27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인서울27은 한국공항공사가 김포공항 인근 부지를 민간업자에 장기 임대해 조성된 대중제 골프장이다.

최근 김포공항은 제주로 향하는 국내선 여객 수요가 크게 늘면서 코로나19 여파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직접 방문해보니 김포공항 국내선 주차장까지 진입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김포공항 내부는 상황이 더해 ‘시장바닥’이란 표현도 나온다.

반면 국제선은 간간이 운행되는 무착륙 관광비행을 제외하곤 여전히 셧다운 상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제선 운영은 전부 인천공항으로 이관해서다.

반면 인서울27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해 매출 181억원을 올릴 만큼 잘 자리를 잡았다. 비교적 늦은 시간대였지만 골프장 입구에서 바라본 홀에는 서너 팀이 여전히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그린피 가격도 스카이7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개항 20년 인천국제공항 1년 넘게 ‘초비상’
팬데믹에 해외 대신 제주로… 김포·제주공항 ‘숨통’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은 해법을 찾기 힘든 초비상 상황에 놓였다. /사진=지용준 기자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은 해법을 찾기 힘든 초비상 상황에 놓였다. /사진=지용준 기자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은 해법을 찾기 힘든 말 그대로 초비상 상황이다. 그동안 항공 여객 1억명 달성을 목표로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암초를 만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3704억원에 이어 올해는 8000억원대에서 최대 1조원 규모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을 담당하는 한국공항공사의 경우 그나마 최악은 면한 분위기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지난해 259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다만 국가 간 이동제한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국내여행 붐이 일면서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등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전국 15개 공항의 운항편수(출·도착 합계)는 16만3721편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전국 15개 공항의 운항편수(출·도착 합계)는 16만3721편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공항 여객수 2년 새 96% 증발… 그나마 화물로 살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전국 15개 공항의 운항편수(출·도착 합계)는 16만3721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18만9290편)보다 13.5%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4월(29만9329편)에 비해선 45.3%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여객수(출·도착 합계)는 ▲2019년 5142만9370명 ▲2020년 2593만5397명 ▲2021년 1951만8040명 등으로 2년 새 62.1% 줄었다.

운항편수와 여객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해외여행 중단에 따른 국제노선 부진이다. 특히 운영노선 대부분이 국제선인 인천공항의 이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올 들어 4월까지 전체 항공 화물(출·도착 합계)은 120만8262톤으로 전년 동기(120만950톤)보다 0.6% 많다./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올 들어 4월까지 전체 항공 화물(출·도착 합계)은 120만8262톤으로 전년 동기(120만950톤)보다 0.6% 많다./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공항의 연도별 1~4월 운항편수는 ▲2019년 13만2478편 ▲2020년 7만9041편 ▲2021년 4만1341편 등으로 감소폭이 컸다. 같은 기간 여객수 역시 ▲2019년 2369만9235명 ▲2020년 1045만4031명 ▲2021년 74만203명 등으로 집계됐다. 2019년 1~4월 전체 항공의 46.1%를 차지했던 인천공항의 여객수가 올 들어선 같은 기간 3.8%로 급감한 셈이다.

반면 화물은 호전되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전체 항공 화물(출·도착 합계)은 120만8262톤으로 전년 동기(120만950톤)보다 0.6% 많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같은 기간(147만8122톤)에 비해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차츰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올 1~4월의 인천공항 화물은 108만7412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4만9646톤)보다 3.6% 증가했다. 올해 인천공항 화물 취급량은 국내 전체 공항의 90.0%에 달한다.
올 들어 4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의 운항편수는 12만2380편으로 지난해(11만249편)보다 오히려 11.0% 늘었다. 사진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김포공항./사진=지용준 기자
올 들어 4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의 운항편수는 12만2380편으로 지난해(11만249편)보다 오히려 11.0% 늘었다. 사진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김포공항./사진=지용준 기자

◆김포·제주는 숨통 트여… 운항편수·여객수 반등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운항편수와 여객수가 반등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4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전국 14개 공항의 운항편수는 12만2380편으로 지난해(11만249편)보다 오히려 11.0% 늘었다. 공항별로는 제주공항 4만5463편(전년 대비 13.1%↑)과 김포공항 4만223편(21.3%↑) 등 주력 공항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객수도 1548만1366명에서 1877만7837명으로 21.3% 늘었다. 역시 김포↔제주 노선 운행량 증가에 따라 제주공항(711만6775명, 전년 대비 19.4%↑)과 김포공항(641만6722명, 29.1%↑) 여객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막힌 해외 대신 국내여행을 택하는 이용객 상당수가 제주로 향하고 있다”며 “여전히 일부 공항은 여객수가 살아나지 않지만 김포와 제주공항은 수요가 넘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19년 1~4월 전체 항공의 46.1%를 차지했던 인천공항의 여객수가 올 들어선 같은 기간 3.8%로 급감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2019년 1~4월 전체 항공의 46.1%를 차지했던 인천공항의 여객수가 올 들어선 같은 기간 3.8%로 급감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공항, 해외여행 풀려야 적자 늪 탈출 가능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9년 영업이익 1조2878억원을 기록하며 이듬해인 2020년 출자기관인 국토교통부에 3994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적자 3704억6957만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더 큰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당연히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실적 배당은 할 수가 없다.

이 같은 대규모 영업손실은 매출 감소 탓이다. 2019년 2조7339억원을 기록한 국내 매출은 지난해 1조71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용객수에 따라 달라지는 여객공항이용료도 ▲국제여객공항이용료 2019년 4876억2926만원→ 2020년 749억8836만원 ▲국내여객공항이용료 2019년 12억3736만원→ 2020년 2억158만원 등으로 급감했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공항이용료가 감소했다. 다만 국제여객공항이용료(1190억8895만원→140억3169만원)는 크게 줄어든 데 비해 국내여객공항이용료(1135억2301만원→881억9547만원)는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었다.
지난해 공항공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며 적자로 돌아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지난해 공항공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치며 적자로 돌아섰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자료=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매출 감소와 적자폭 확대는 면세점을 비롯한 입점업체 임대료 감면과 납부 유보 등의 정책에 따른 영향이 크다. 인천공사 관계자는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이 신세계면세점과 호텔신라”라며 “면세점수익과 임대료가 연동되는 만큼 앞으로 상황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2598억2007만원. 이는 2019년 1284억7593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낫다는 평가다. 용역 제공과 정부보조에 따른 수익은 전년보다 줄었거나 비슷하지만 재화 판매로 인한 수익이 31억6016만원으로 2019년(11억720만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용객이 몰리면서 주차장 사용료 수익도 비교된다. 인천공항 주차장 수익은 2019년 792억3745만원에서 2020년 180억1638만원으로 77.3%나 급감했다. 이에 비해 한국공항공사는 같은 기간 727억1768만원에서 515억93만원으로 29.2% 감소에 그쳤다.
인천공항이 중국, 인도 등을 제치고 이스라엘 IAI사의 B777-300ER 항공기 개조 사업을 담당하는 첫 해외 생산기지로 선정됐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이 중국, 인도 등을 제치고 이스라엘 IAI사의 B777-300ER 항공기 개조 사업을 담당하는 첫 해외 생산기지로 선정됐다.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 가뭄 속 단비… 1조원 규모 항공기 개조 사업 유치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인천공항은 중국과 인도 등 해외 유력 후보지와 경합한 끝에 세계적 화물기 개조 전문기업인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B777-300ER 항공기 개조 사업을 담당하는 첫 해외 생산기지로 선정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이스라엘 국영기업 IAI, 국내 항공 MRO(항공정비) 전문기업인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각 사는 인천공항에 화물기 개조 시설(여객기→화물기)을 조성하고 2024년부터 미국 보잉 사의 비행기 B777-300ER 개조 화물기 초도물량 생산을 시작한다. 대형 화물기 중정비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창출될 총 수출액은 2040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IAI는 항공기 원제작사인 보잉을 제외하면 유일한 B777-300ER 여객기의 화물기 개조 기술 보유사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 정비산업 중 가장 높은 단계의 전문기술인 화물기 개조 기술이 국내기업인 STK에 이전됨에 따라 앞으로 국내 항공 MRO 산업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비 올 때 우산 뺏는 국토부·기재부
적자 커지는데… 기댈 곳 없는 공항들


활기 잃은 인천국제공항(좌)과 김포공항 국제선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활기 잃은 인천국제공항(좌)과 김포공항 국제선 모습./사진=지용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매출은 반토막 났으며 영업손실은 수천억원대에 달했다.

올해 상황은 더 나쁘다. 인천공항은 올해 순손실 규모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항 이래로 첫해를 제외하곤 16년 동안 흑자를 기록하며 독자 생존해 왔지만 지금 인천공항 상황은 암울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정부 배당금은 ‘0원’으로 결정됐다. 두 공항공사 모두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4228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19년 2조8265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1조1574억원으로 60.1%나 줄었다. 한국공항공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14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 역시 580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감소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공항 적자 원인은…

두 공항공사의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사태가 원인이다. 여기에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공기업의 책무도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시행한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시설임대료 감면 정책을 가리키는 것이다.

공항시설사용료 감면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여객수요 절벽으로 수익구조가 여객에 집중된 항공사에 필요한 정책이었다. 반면 공항 내 상업시설 임대료 감면 정책은 ‘기업규모와 관계없이’라는 단서 조항이 붙어 사실상 코로나19에도 생존 가능했던 대기업에 불필요한 혜택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인천공항 내 상업매장은 대부분 개인이 아닌 기업이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감면으로 혜택을 받은 대다수가 대기업”이라며 “사실상 대기업에 국민 세금이 투입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두 공항공사의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시설임대료 지원 규모는 지난해 기준 총 9790억원이나 된다. 인천공항이 8953억원, 한국공항공사가 837억원을 각각 부담했다. 이 같은 정책을 집행하지 않았다면 인천공항은 적자가 아니라 오히려 약 4000억원 이상 이익을 낼 수 있었던 셈이다. 기재부와 국토부가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 세금으로 세운 공기업을 희생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재부와 국토부는 공기업의 책무를 앞세워 반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존재 이유는 사회적 가치다”라며 “인천공항은 국토부가 100% 출자해 만든 공기업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항공산업 전반이 무너질 때 이를 앞장서 도와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을 위해 인천공항을 희생시켰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공항시설사용료나 상업시설임대료 등의 감면은 항공산업 생태계 전반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사방이 ‘늪’

공항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사실상 막히면서 양 공항공사의 고통이 커졌다. 그나마 한국공항공사는 국내선 여객이 회복돼 큰 위기는 넘겼다는 평가다. 문제는 항공 여객 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공항이다. 인천공항은 현재 진행 중인 4단계 건설사업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어서다.

4단계 건설사업은 4조8000여억원을 들여 활주로를 추가 건설하고 제2터미널을 확장해 연간 여객 수요 1억명을 감당하기 위한 인천공항의 숙원 사업이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4단계 건설사업은 앞으로 예상되는 항공수요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예정대로 2024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업비 마련은 난제일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서비스 알리오에 따르면 2020년 인천공항의 차입금과 사채 규모는 2조7470억원으로 전년보다 84%나 불었다. 이자율 2.3%로 계산해도 해마다 내야 할 이자만 631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4단계 공사 진행을 위해 올해에만 1조7000억원 규모의 국내 채권도 발행해야 한다.

빌린 돈으로 4단계 건설사업을 완공해야 하는 만큼 부채 부담이 크다. 인천공항이 전망한 연간 부채율은 올해 65.3%에서 4단계 건설사업 완료 시점인 2024년 110.5%까지 확대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항이용객에게 비용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먼저 손볼 것으로 전망되는 게 공항이용료다. 공항이용료는 비행기 티켓 가격에 포함돼 이용객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올해 기준 국제선 출발 여객 1인당 1만7000원씩 부과된다. 인천공항은 “현시점에서 (공항이용료) 인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하지만 불가피하게 공항이용료가 인상된다면 결국 비행기 티켓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좌),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우)./사진=지용준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좌),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우)./사진=지용준 기자

이처럼 인천공항 재정 상황이 나빠지면 당장 기댈 곳은 정부뿐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렇다고 정부 입장에선 무턱대고 지원을 약속하기도 어렵다. 재정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공항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얻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시설임대료 감면은 올 6월 말 만료된다. 국토부는 최근 대형 항공사가 코로나19에도 적자폭을 줄이고 있고 무착륙 관광비행 등을 통해 면세업계도 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집단면역 달성 시기와 항공수요를 감안해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감면 기간을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6월 말 공항시설사용료와 상업시설임대료 감면이 종료되지만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연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박찬규
박찬규 star@mt.co.kr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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