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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한 가운데 다음달에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한국은행 |
다음달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기준금리가 내년 초 연 1.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12일 서울 중구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7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2018년 11월 이후 2년9개월(33개월)만에 인상한 바 있다. 이어 이달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에 금리를 동결했지만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경기 회복흐름이 우리가 보는 수준에서 혹시 벗어나는 것은 아닌지를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가면 다음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에선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임지원·서영경 금통위원 등 2명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소수의견을 내놨다. 금융권에선 이를 두고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 총재도 "두명의 의원이 소수의견을 낸 것은 여러가지 상황으로 볼 때 지금이 (금리를) 인상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달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지만 다음달에는 이런 상황을 짚어보고 추가인상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가지 상황을 보고 금통위가 보는 상황과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추가 인상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이번 회의에서의 다수 위원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금리 연말엔 1%, 내년 1분기엔 1.25%까지 오르나
금융권에선 다음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연 1%로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로 쏠린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까지 남은 금통위는 다음달과 내년 1·2월 등 3번밖에 남지 않았다.이주열 총재는 "기준금리 조정은 경제, 금융 등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지 총재의 임기와 결부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앞으로의 흐름을 내다보면 국내 경제가 내년에도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고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확대될 상황으로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기상황 개선에 맞춰 완화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는 방향으로 계속 운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 직후 공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8월 내놓은 통방문은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8월 통방문의 '점진적 조정'이라는 문구가 이달에는 '적절히 조정'으로 바뀐 것이다.
이를 두고 이 총재는"'적절히'는 성장, 물가, 금융불균형, 여러 가지 상황을 또 대외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이에 맞는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라며 "시장에서 상당수가 '점진적'이라는 뜻을 연속적인 금리 인상이 아니라고 해석하다보니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표현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상승압력과 가계부채 문제로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