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최초 코스피 입성하는 스틱, 시장 성장 이끌까

[머니S리포트-IPO 나서는 모험자본의 모험②] 몸집 커진 PEF 시장… 조 단위 펀드 출범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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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들이 시장 호황을 등에 업고 잇따라 IPO(기업공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유명 기업들의 M&A(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인 모습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하반기 국내 대표 토종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시작으로 KTB네트워크,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벤처캐피탈도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모험자본은 안정성을 추구하는 금융사 일반 기업대출에 비해 투자 리스크가 큰 만큼 고수익을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통상 성공 가능성이 낮은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투자 비중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모험자본의 상장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 초대형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상장사 의무인 투자 등 기업정보 공개 여파로 투자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게재 순서
①증시로 가는 사모펀드·창투사… 줄이은 상장 추진 '바람'
②PEF 최초 코스피 입성하는 스틱, 새 지평 열까
③"몸집 커진 VC"… 금융당국, 증권사 신기술금융 규제 카드 '만지작'

국내 PEF(구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시장 열기가 좀처럼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풍부해진 유동성을 토대로 PEF 운용사가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같은 열기에 힘입어 내년에는 조(兆) 단위 펀드를 보유한 대형 PEF 운용사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말 국내 대형 PEF 운용사 최초로 코스피 상장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미국 대형 상장 PEF 운용사인 블랙스톤, 아레스 등과 같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조(兆)단위 펀드 늘어난다… PEF 성장세 ‘뚜렷’


사진=머니S 김영찬 기자
사진=머니S 김영찬 기자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PEF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참여형 PEF 수는 전년(721개) 대비 134개 증가한 855개로 집계됐다. 지난 2016~2018년에는 각각 383개, 444개, 580개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설 PEF 수는 전년 대비 12개 늘어난 218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설 PEF의 약정액은 17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3000억원 증가했다.

국내 PEF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국내 1세대 PEF 자산운용사인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이 꾸준히 성과를 내면서 펀드 모집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PEF 시장의 경우 코로나19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펀드 결성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2조원 이상의 메가 펀드를 보유한 곳은 MBK(파트너스5호 블라인드펀드 약 7조8000억원)와 한앤컴퍼니(3호 블라인드펀드 3조8000억원) 정도였지만 스틱과 IMM이 내년 2조원 이상의 새 펀드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조 단위 펀드를 보유한 대형 PEF 운용사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JKL파트너스가 내년 8000억원 이상의 5호 블라인드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이 5000억원 규모의 2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어 5000억~1조원대의 신규 펀드 조성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입성하는 토종 PEF 운용사 스틱, 꽃길 걸을까


그중에서도 대표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꼽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국내 대형 PEF 운용사로는 최초로 코스피 상장사로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코스피에 상장된 모회사 디피씨에 오는 12월17일 흡수합병될 예정이다.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디피씨의 종목명 역시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바뀌게 된다. 일종의 우회상장 방식을 통해 상장사로 변신하는 셈이다. 아직까지 국내에 상장된 PEF 운용사는 코스닥의 큐캐피탈과 나우IB 정도다.

디피씨는 지난달 15일 구조 개편을 위해 디씨피 1주당 스틱인베스트먼트 0주의 비율로 흡수합병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디씨피 측은 “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본건 합병 등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주주 및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이유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지정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이 넘는 기업집단은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분류돼 투자 현황 등을 공개해야 한다. 10조원이 넘을 경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돼 더 많은 규제를 받는다.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자산 규모는 4조원 후반대로 올 연말쯤 5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디피씨의 경우 사업 내용 변경을 통해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달 30일부터 PEF 전업집단을 대기업집단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에만 국한됐던 기존 금융 전업집단에 PEF 관련 회사만으로 구성된 기업집단도 포함되면서 디피씨는 공시대상 기업집단 및 대기업집단 지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디피씨는 합병 이후 기존 제조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사업 부문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디피씨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기존에 담당하던 사모펀드 설립과 투자, 자문 및 운용 사업을 신규로 영위하게 된다.

한 PEF 관계자는 “PEF 특성상 투자에 대한 비밀 유지가 중요한데 자산 규모가 5조원이 넘어가게 될 경우 투자 내역 공개 등 다양한 규제에 따라야 한다는 부담에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상장을 놓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과거 해외 초대형 사모펀드들이 증시에 상장하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됐듯 스틱 역시 코스피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장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펀더멘털(기초체력), 제무재표 등의 주가 관리로 인한 자본시장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상장사로서 가질 수 있는 외부자금 조달 능력과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블랙스톤, 칼라일, 아레스 등 대표적인 PE들이 앞다퉈 증시에 상장하면서 사모펀드 시장 확대 및 투자 활성화 효과를 만들어냈던 것처럼 스틱이 국내 1호 상장 PEF로서 시장에 새 지평을 열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다만 상장사로서 강화된 공시의무나 IR(투자자 대상 기업설명)이 고민으로 떠오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보 공개의 범위, 사모펀드로서 LP(출자자) 구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정보 요구 대응 등이 향후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자금 조달이 용이해진다는 점에서 장점이 뚜렷하지만 꾸준히 실적을 유지해야하는 등 주가 관리를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스틱인베스트먼트는 공격적인 펀딩 능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유망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강점을 보여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스틱은 모회사인 디피씨의 제조업 부문의 실적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서진
안서진 [email protected]

머니S 증권팀 안서진 기자입니다. 있는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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