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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국내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금융사에서 빌린 돈은 1600조원을 넘어서며 1분기에만 64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빚으로 버티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올 1분기말 예금취급기관의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164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말대비 63조9000억원(4.0%) 증가했다. 이는2020년 2분기(69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증가액이다. 전년동기와 비교해선 208조9000억원(14.5%) 증가해 역대 최고 증가폭을 보였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출 증가액이 전분기보다 모두 확대됐다.
제조업 대출은 전분기대비 13조2000억원(3.2%) 증가한 428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2조8000억원) 보다 증가액이 확대됐다. 전년동기대비로는 28조6000억원(7.2%) 증가했다.
서비스업 대출 가운데 부동산업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지속되며 전분기대비 13조3000억원 증가한 34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1조2000억원) 보다도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지난해 3분기(13조8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큰 증가폭이다.
용도별로는 시설자금이 전분기대비 22조원(3.4%) 늘어난 67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지난해 3분기(23조5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이다. 전년동기와 비교해선 85조6000억원 늘어 역대 최고 증가폭을 나타냈다.
이처럼 시설자금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재확산으로 인한 업황부진으로 설비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분석된다.
인건비 등 사업 운영에 쓰는 운전자금은 전분기대비 41조9000억원(4.5%) 증가한 97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2분기(52조1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폭인 동시에 전년동기대비 123조3000억원 늘었다.
금융·보험업은 부동산PF 대출, 기업어음 매입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업황 악화 등으로 2조5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예금은행보다 더 빠르게 늘었다. 예금은행의 경우 전분기대비 28조1000억원 증가한 1168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비예금은행취급기관은 전분기대비 35조8000억원 늘어난 475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