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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와 국내 법원 등에서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과 법적 공방을 하고 있는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이사회 의장이 최근 싱가포르 법원에서 승소했다. 이는 향후 이 전 의장의 국내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장은 1000억원대 사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국내에서 재판 중이다.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2018년 10월 '빗썸코인'(BXA토큰)을 빗썸에 상장해 인수자금 확보를 돕겠다고 속여 계약금 약 1억달러(1340억원)를 편취했다는 혐의다.
앞서 이 전 의장과 김 회장은 컨소시엄 'BTHMB'를 설립하고 2018년 10월 빗썸 인수 및 공동 경영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김 회장이 약속한 기한까지 인수 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이 불발됐다.. BTHMB는 2019년 6월 김 회장에게 컨소시엄 소유의 암호화폐를 판매하고 수령한 매매대금을 반환하라는 민사 소송을 싱가포르 법원에 제기했다.
싱가포르 법원은 지난 26일 "김 회장이 BTHMB 소유 코인의 판매 대금을 BTHMB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국내 공판에서 "자신에게 배정된 BXA토큰을 적법하게 판매했다"고 주장했지만 싱가포르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싱가포르 법원 판결은 이 전 의장의 국내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 전 의장 변호인은 지난 30일 열린 14차 공판에서 싱가포르 법원이 선고한 판결문을 새로운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했다. 변호인은 "싱가포르 재판에서 김 회장은 자신이 판매한 BXA토큰은 자신이 무상으로 배정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배척했다"고 설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해당 이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서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