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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도 증시 불황 속 대안 투자처로 채권ETF를 제시하는 등 관련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자금 유치에 나섰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국내 채권 ETF 순자산 총액은 12조5439억원에서 이달 5일 13조1775억원으로 늘어났다. 채권 ETF(국내) 일평균 거래대금도 7월 3430억원에서 지난달 1조1489억원으로 전월 대비 235.0% 증가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ETF 순매수 규모도 늘고 있다. 8월 한 달간 개인 채권 ETF 순매수액은 450억원으로 나타냈다. 올해 최고치였던 3월(251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통상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채권투자가 좋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금리 하향에 베팅하는 채권 인버스 ETF로 거래하며 개인투자자들은 수익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오를 만큼 올라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실제 시중금리가 지속해서 상승 중인 가운데 최근 한 달 기준 금리 하향에 베팅하는 인버스 채권 ETF의 수익률이 눈에 띈다.
케이비스타(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 ETF의 1개월 수익률은 14.90%를 기록했다. 이 상품은 미국채 선물 하루 수익률의 반대로 2배를 추종한다. 코덱스(KODEX) 국채선물10년인버스 ETF 역시 같은 기간 4.69%, 달러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타이거(TIGER)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ETF 역시 3.92% 상승했다.
자산운용사들의 채권형 ETF 출시 경쟁도 뜨겁다. 8월 ETF 신규상장 16종목 중 채권형 ETF는 10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은 ▲코덱스(KODEX) 미국종합채권 SRI액티브(H) ▲KODEX 아시아달러 채권SRI플러스액티브 ▲KODEX ESG종합채권(A-이상)액티브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를 선보였다. 이중 KODEX ESG종합채권(A-이상)액티브 ETF는 국내 최초로 ESG 요인을 반영한 채권을 활용해 초과 수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킨덱스(KINDEX) 단기채권알파액티브 ▲KINDEX 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 ▲KINDEX 미국S&P500채권혼합액티브 ▲KINDEX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액티브를 출시했다.
이밖에 미래에셋자산운용 타이거(TIGER) 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신한자산운용의 쏠(SOL)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도 지난달 상장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미국 주식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글로벌 ETF 시장에서 주식 ETF 자금 유입 규모가 감소했다"며 "한국 금융시장도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가 높아지자 채권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 증가하고 채권 관련 금융상품 라인업도 다양해지면서 앞으로 채권 투자가 더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