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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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할 때 적용하는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덩달아 상승세다. 금리 인상 국면에서 '빚투' 규모는 여전히 19조원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는 개인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들어 KB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부국증권, BNK투자증권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했다.


KB증권은 이달 1일부터 1~7일 이자율(일반형)을 기존 4.6%?4.9%, 91일 이후 이자율을 9%?9.5%로 올렸다. 하이투자증권은 91일 이후 이자율은 9.6%로 유지하지만, 이외 1~10일 기존 6.5%?7.1%로, 61~90일 9.1%?9.3%로 인상했다.

대신증권도 오는 15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25%포인트씩 인상한다. 1~7일 5.0%였던 2, 3그룹 이자율은 전체 등급으로 통합해 5.25% 수준이다. 90일 이상 이자율은 9%?9.25%가 된다.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올리면서 이미 최고 금리 수준은 10%를 넘었다. 현재 유안타증권의 경우 151~180일 이자율은 10.3%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9.8%) DB금융투자 (9.7%) 하이투자증권(9.6%) 등도 10%에 육박한다.


금리 인상기 속 불어나는 이자 부담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줄지 않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19조2160억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이달 들어 줄곧 19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 국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6월15일 21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급락장을 거치며 급격히 줄어들면서 6월28일 17조원대까지 내려왔다. 이후 7월7일 17조4946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 초 이후 증시가 반등하면서 잔고도 덩달아 증가해 지난 8월 이후 19조원대로 또다시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증시 호황과 주식투자 열풍을 타고 처음 25조원을 넘었던 지난해 8∼9월과 비교하면 많이 감소했다. 하지만 19조원대인 현재 잔고는 코스피 3000 돌파 직전이던 2020년 12월과 비슷한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이다.

신용거래는 주가 급락 시 증시에 뇌관으로 작용한다. '빚투'(빚내서 투자) 주식이 반대매매로 강제 처분되면 개인투자자 손실을 포함해 증시도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매물 증가에 따른 증시 추가 하락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융자잔고 비율은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비교해 주가가 급락했는데도 별로 감소하지 않았다"며 "빚투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경기 침체 우려를 피하기가 어려운 만큼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