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2+2 협의체'가 5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협의한 가운데 신경전을 펼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해당 협의체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왼쪽)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사진=뉴스1
여·야 '2+2 협의체'가 5일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협의한 가운데 신경전을 펼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해당 협의체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왼쪽)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사진=뉴스1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협의에 나섰다.

여·야 '2+2 협의체'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산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협의체에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철규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박정 예결위 민주당 측 간사가 함께했다.


성일종 의장은 이날 "민주당에서 감액을 주장하는 항목을 보면 지난 정부 시절 책정됐던 예산들"이라며 "거기에 올라간 예산이 인건비 정도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감액 요소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 의장은 "나라 살림에 대한 여러 가지 권한을 선거로부터 위임받은 것이 이번 정부"라며 "민주당이 짜주는 살림살이로 나라 경영을 할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그는 "예산을 짤 수 있도록 책임을 맡은 쪽에서 도와달라"며 "이것이 책임정치의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 의장은 "지난 정부가 예산안을 가져왔을 때 우리 당이 비교적 잘 협의하고 협조했던 지난 5년 동안의 실적이 있다"며 "원만한 국회 운영과 내년도 살림을 위해 다시 한 번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김성환 의장은 "책임정치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다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 문제와 예산안을 연계하겠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정치를 하려면 예산안은 예산안대로 장관 거취는 거취대로 하는 것이 책임정치의 시작이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정부와 여당이 예산안과 거취를 연계한 상황에 이게 정말 책임정치인지 잘 모르겠다"며 "그것부터 각각 판단할 수 있도록 열어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예산의 편성권은 정부에게 있지만 예산의 승인권은 국회에 있다"며 "초부자 감세를 추진하고 민생 예산을 대폭 축소하는 예산안과 관련해 편성권을 가진 여당이 예산안을 처리해달라고 하는 것은 이 시대의 추이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그럼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최대한 쟁점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은 해소해서 내일(오는 6일)부터 할 원내대표 협상에 부담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밖에 간사 간 협의에선 이철규 간사가 "청년들은 자기 주택을 갖고 싶은 욕망이 크다"며 "원거리 출퇴근하는 서민을 위한 역세권 주택과 청년에게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편성한 예산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삭감돼 반영이 안 되면 청년의 꿈과 희망을 짓밟는 것이란 말씀을 드린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정 간사는 "청년을 위한 분양주택이 중요하다면 분양주택을 분양 받을 수 있는 자산조차 못 가진 더 열악한 청년을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필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김 의장이 "여기까지 하자"며 선을 그었고 양측은 비공개로 협의에 돌입했다. 이날 협의는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