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릭스미스를 인수한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 5명을 선임해 헬릭스미스에 카나리아바이오 색깔 입히기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헬릭스미스 소액주주연합회(소액주주연합회)가 카나리아바이오엠을 포함한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의 실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지분싸움을 통해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추천한 사내이사·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대한 표대결을 예고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28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 열리는 헬릭스미스 임시 주총에서 소액주주가 얼마나 결집하는 지가 임시 주총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이사를 포함한 기존 헬릭스미스의 사내이사·사외이사 5명은 사임한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헬릭스미스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였던 김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포함해 4명의 사내이사·사외이사 후보자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김 대표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둬 기존 유전자치료제 후보 물질 엔젠시스의 연구개발을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임시 주총을 통해 김 대표 이외에 김병성 세종메디칼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홍순호 신한회계법인 전무·박성하 법무법인 동인 소속 변호사·김정만 법부법인 정행인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반면 소액주주연합회는 김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만 찬성하고 나머지 4명의 사내이사·사외이사 후보자 선임 안건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외국인투자자는 김선영 대표 편?
헬릭스미스는 이번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지지를 등에 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7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글래스루이스로부터 임시 주주총회의 모든 의안에 대해 찬성할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받아서다.김 대표는 2021년 7월 임시 주총에서 캐스팅보트로 작용한 외국인 투자자에 힘입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었다. 소액주주연합회에 따르면 당시 지분 46%를 모아 회사측이 모은 지분 21.7%에 크게 앞섰다. 하지만 지분 6%대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김 대표를 지지하며 46대 28로 김 대표 해임결의 안건은 부결됐다.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 안건은 상법상 특별결의사항으로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반대측보다 2배 이상의 지분을 모아야 한다. 상법 제385조와 제434조에 따르면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한 주주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
글래스루이스는 "(헬릭스미스 임시 주총) 의안들을 검토한 결과 각 이사 후보자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우려할 만한 이슈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임시 주총 의안에 찬성 권고 입장을 냈다. 전 세계 주요 자산운용사와 투자회사, 신탁기관 등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때 글래스루이스의 보고서를 참고하는데 특히 외국계 기관 투자자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헬릭스미스 지분율은 8.09% 수준이다. 김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 6.74%와 카나리아바이오엠 지분 7.31%, 외국인투자자 지분 8.09%를 더하면 22.15%다. 김 대표를 지지하는 소액주주도 적지않은 점을 고려하면 소액주주연합회로서는 최소 20% 중반대 이상의 지분을 모아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9월말 헬릭스미스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수 기준 소액주주의 지분율은 84.04% 수준이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는 어디로?
헬릭스미스 주가 하락과 관련해 김 대표의 책임론을 주장하는 소액주주연합회는 김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만 찬성하고 이외 사내이사·사외이사 후보자 선임 안건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사내이사로 있어야 김 대표가 보유한 헬릭스미스 지분율이 투명하게 공개돼 향후 헬릭스미스 주가하락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사 신규 선임 안건은 상법상 보통결의사항이어서 한 주만 많아도 이길 수 있어 지분 확보와 임시 주총 승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소액주주로부터 주총 의결권 행사를 위한 위임장을 확보해 2022년 3월 정기주총에서 지분 37%를, 2021년 7월 임시주총에서 지분 46%를 모은 경험이 있다.
다른 이사 후보자의 선임이 부결되면 기존 유승신 대표 등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는 임기 만료일인 오는 3월31일까지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앞으로 2달여 동안 소액주주들이 헬릭스미스를 인수한 카나리아바이오그룹을 보다 면밀히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카나리아바이오그룹 지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라고 소액주주연합회 측은 설명했다.
소액주주연합회와 달리 김 대표를 지지하는 소액주주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의 헬릭스미스 인수 소식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김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이 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헬릭스미스 주가 하락 원인을 소액주주연합회 측의 경영권 흔들기로 지목하면서 김 대표가 안정적으로 엔젠시스를 연구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헬릭스미스 열린 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김 대표를 지지하는 주주들이 "헬릭스미스의 전부인 엔젠시스 임상 성공을 위해 현재 연구인력들이 원하는 대로 지원해 주는 것이 최선이다" "이번에 회사가 압승을 해야 경영권 분쟁의 불확실성을 끝낼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