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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구 신한은행장 후보가 돌연 사의를 밝히면서 차기 은행장 후보에 관심이 쏠린다. 오는 3월 취임하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행장 시절 직접 발탁한 인물들이 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자경위는 2022년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이사회가 모인 자리에서 은행장 공백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선임 당시 후보군을 충분히 검증했던 만큼 당시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은행장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주요 인사가 마무리된 데다 진 내정자의 취임일도 두 달 여밖에 남지 않아서다.
후임 은행장에는 전필환·정상혁·정용욱·박성현 부행장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말 한용구 은행장이 선임될 당시 후보군에 올랐던 인물들이다.
특히 '일본통'으로 꼽히는 전필환 부행장(1965년생)과 진 내정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상혁 부행장(1964년생)이 유력한 후보다. 전 부행장은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 부사장 등 10년간 일본에서 근무했다. 진 내정자와 '코드가 잘 맞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신망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진옥동 신행은행장 당시 비서실장을 지냈고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을 역임 후 2020년 은행 전략기획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장을 지냈다.
개인부문장 겸 개인·WM그룹장을 맡은 정용욱 부행장(1966년생)도 차기 행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92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후 인재개발부장과 영업부 커뮤니티장, 인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박성현 부행장(1965년생)은 진 내정자가 은행장 시절 2021년말 서울시 금고운영권 사수를 위해 직접 부행장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지난해 4월 서울시 1·2 금고를 지키며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1964년생)은 조용병 현 회장이 발탁한 인물이다.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신한은행 일본 도쿄지점 부지점장을 거쳐 종합기획부 부부장, 부행장보, GIB사업부문장을 역임한 후 지난해 1월 신한캐피탈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인균 신한금융지주 부사장도 조 회장의 최측근으로 2019년부터 신한금융지주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
일각에선 진 내정자가 재일동포 주주의 입김에 따라 '일본통' 은행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통상 지분 15~20%를 보유하고 있는 재일동포 주주의 신뢰를 받는 후보가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서다.
신한은행은 지난 1982년 재일교포 주도로 설립돼 동화은행 합병(1998년), 신한금융지주의 제주은행 인수(2002년), 조흥은행 인수 합병(2006년) 이후 한국 최초의 은행이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사진과 자경위 구성원이 겹치는 부분이 있다"며 "오늘 은행장 후보가 추천되면 이사회를 열어 확정하는 데는 1주일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