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지난달엔 침대 밑에서 누드잡지를 발견했는데 이번에는 전화요금 청구서에 폰섹스 요금이 어마어마하게 나왔지 뭐에요. 나 하나로는 성에 안차는 건지, 아니면 정말 변태인지 어디 한번 말 좀 해보라고요!”
비명에 가까울 정도로 소리질러대는 여자와 그 옆에서 얼굴만 빨개진 채 감히 입도 뻥끗 못하고 앉아 있는 남자의 모습이 사뭇 대조된다. 아내는 마흔 넘어서까지 성에 집착하는 남편이 도통 이해되질 않는다며 반강제로 비뇨기과를 데려왔다.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검사해 달라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성적인 사진을 보거나 읽음으로써, 또는 음란한 대화를 통해 흥분이 되게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은 파트너와의 성생활에 일종의 ‘양념을 치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종종 동원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포르노를 전혀 좋아하지 않으며 그것이 불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한쪽이 너무 포르노에 몰입한다면 그래서 파트너가 무시당했다거나 감정이 상했다고 느낄 정도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성인들 중 약 47%가 성교를 강화하기 위해 포르노 자료를 사용한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포르노의 이용은 여러가지 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질투나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하고 따라서 너무나 현실적인 파트너에 대한 욕망이 감소될 수 있다. 포르노비디오나 잡지 구입, 인터넷 사이트 가입을 위해 쓸데없는 돈이 지출되기도 한다. 둘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한쪽의 포르노 이용이 발견된다면 부부관계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포르노든 포르노가 아니든 둘의 모든 잠자리 관계에 있어서는 일정부문 합의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그것에 대해 논의가 된 이후에야 포르노를 포함해 어떤 타입의 모험적인 섹스가 괜찮고 어떤 타입은 안 되는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상대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도 변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을 것 아닌가.
포르노를 보는 남편
SEX & FEEL
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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