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하락세인가, 아니면 저가 매수기회인가?"
 
한국전력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보기엔 하락폭도 큰데다 오랜 기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한국전력이 국내 유틸리티업계의 대표 기업이기 때문에 주식투자자들의 의문과 실망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23일 현재 한국전력의 주가 상승률은 연초(1월3일) 대비 -12.65%다. 3만50원이던 주가가 2만6250원까지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해선 무려 26.57% 주가가 떨어졌다.
 
물론 이 같은 주가 하락세가 한국전력 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유틸리티업종(전기, 물, 가스 등의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공공재 성격이 강한 업종)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유틸리티업종지수 상승률은 4월13일 현재 연초 대비 -14.33%, 1년 대비 -24.50%로 유틸리티업종 대표 격인 한국전력의 주가 상승률과 비슷하다.
한전 주가 높이려면…
 
유틸리티업종 및 한국전력의 주가 하락 원인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쏟아진 악재들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예년에 비해 강도가 심했고 기간도 길었던 한파를 빼놓을 수 없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1월 한파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전력의 실적이 악화됐다"며 "전력공사법에 따라 한국전력은 수요에 맞춰 전력을 공급을 해야 하므로 실적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환율과 유가 상승도 주요 변수다. 유 연구원은 "원화강세를 기대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전후에서만 움직이다보니 연료비를 상쇄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며 "유가가 급등하면서 유연탄과 LNG 가격도 동반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유가급등으로 한국전력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돌파구를 찾으려면 유가가 안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상황이 좋지 않자 증권업계가 제시하는 한국전력의 목표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유 연구원은 2월 말 한국전력의 목표가 4만3000원을 제시했지만, 시장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달 초 4만원까지 목표가를 낮췄다. 신지윤 연구원도 3만7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반전을 기대할 수도 있다. 주요 변수는 연료비연동제와 전기요금 인상이다. 유 연구원은 "에너지가격 상승은 7월부터 시행되는 연료비연동제를 통해 전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영업이익 확보를 위해선 추가 요금인상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단기적으로 한국전력에 투자하기에는 메리트가 떨어진다"며 "7월 이후 연료비연동제 실시에 따른 변화를 주시하면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장 이래 가장 저조할 정도"라며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선 요금인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전력 관계자는 "요금인상의 중요성을 알지만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므로 딱히 계획을 언급할 수도 없다"며 "물가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어 정부의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4월13일 현재 유틸리티업종 중 연초 이후 주가가 오른 종목은 대성홀딩스(28.92%), 경동가스(24.59%), 예스코(0.41%) 세곳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