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증권사만 해도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한 동양증권, KDB대우증권, 현대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 10곳이 넘는다.
이 중 매각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곳은 대형사인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증권 정도다. 아이엠투자증권은 매각 직전까지 갔으나 우선협상대상자인 CXC캐피탈과 세부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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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시장에 매물이 넘쳐나는데도 뚜렷한 M&A 성과가 나오지 않자 금융당국이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한정된 국내자본시장에서 62개 증권사가 위탁매매업 위주의 유사한 영업구조로 영업 중인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과도한 수수료 경쟁으로 증권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증권사간 M&A 등 자발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미흡한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이런 상황을 두고만 볼 수 없어 대책을 내놓게 됐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이번 M&A 촉진방안이 자기자본규모가 일정기준에 근접하는 일부 증권사에만 국한돼서다.
또한 이번 자본시장 관련 조치들이 증권업이 당면한 문제를 풀기에는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근으로 제시한 인센티브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은 데다 인수 증권사에만 쏠려 있고 피인수 증권사에 대한 대책이 없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현재 자본시장의 구조를 고려할 때 금융위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다 내놓았다는 평가도 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의 구조변화와 관련된 정책이라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위가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는 다 썼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자와 피인수자간에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M&A를 억지로 유도하는 정책이 나왔다는 점에서는 실효성을 논하는 것조차 무의미하다는 게 박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IB 지정요건 완화…해당되는 증권사 몇 안돼
금융위가 제시한 인센티브는 크게 세가지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지정요건 완화와 개인연금신탁업무 허용,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운용업 허용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일정규모 이상의 M&A를 추진하는 증권사에 대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로 지정되는 자기자본요건을 기존 3조원 이상에서 2조5000억원 이상으로 완화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도 조건이 붙는다. 1개 이상의 다른 국내 증권회사와 M&A를 통해 자기자본이 5000억원 이상 증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자기자본이 2조원인 증권사가 이 조건을 충족하려면 5000억원 이상 규모의 M&A를 해야 한다.
이미 지난 9월 IB로 지정된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을 제외하면 IB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M&A를 추진할 자기자본을 갖춘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정도다. 하지만 이미 IB사업권을 획득한 증권사들조차 정확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 증권사가 섣불리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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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연금신탁 허용 수익성 개선효과 낮다
원금보장형 개인연금신탁 허용도 M&A를 이끌어낼 만큼 큰 인센티브는 아니라는 평가다. 개인연금신탁은 연금저축과 관련된 것으로 이미 보험사(연금저축보험), 은행(연금저축신탁), 증권사(연금저축펀드계좌)가 판매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는 판매 개시 이후 투자자에게 큰 반응을 일으키지 못해 찬밥신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입자가 늘어나더라도 기대만큼 증가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제개편으로 기존의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뀜에 따라 상품의 매력도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사가 기존에 판매하던 연금저축펀드에 연금저축신탁이 허용된다 해도 증권사 수익성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인수하는 증권사에만 쏠려있는 점도 문제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거래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합의해야하는 것인데, 이번 증권사간 M&A 촉진 방안에는 인수자에게 부여하는 인센티브만 존재한다"며 "피인수자에게는 규제 강화만 있어 피인수 증권사 노동조합의 반대도 M&A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간 M&A에 개입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용린 연구위원은 "이번 조치에 대한 실효성을 말하기 전에 인센티브를 주는 게 최선의 정책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사례에서도 민간 M&A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을 펼친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인수와 피인수자 간 합의를 통해 이뤄지는 M&A를 촉진하는 정책이라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증권사 M&A는…
증권사 M&A 중 현재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건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증권이다.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지주 증권계열자회사 주식매각 공고'를 통해 우리투자증권과 증권계열 자회사인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총 4개사를 묶음 입찰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사는 개별 입찰을 허용한다는 부칙을 내놨다.
현재 입찰에 나선 곳은 NH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키움증권이다. 이 중 NH농협금융지주는 4개사에 묶음 입찰해 1조1000억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B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만 1조2000억원을 제안했으며, 키움증권은 우리자산운용에만 입찰했다.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는 1조2500억원대에 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하는 안과 1조1500억원대에 4개사를 묶음 인수하는 안 등 총 2가지 안을 제시했다.
동양증권 역시 매각 주관사 선정을 진행 중이다. 현재 삼일PwC,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등 3개 회계법인이 주관사 입찰에 참여했다.
증권사 M&A 중 현재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건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증권이다.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지주 증권계열자회사 주식매각 공고'를 통해 우리투자증권과 증권계열 자회사인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총 4개사를 묶음 입찰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3개사는 개별 입찰을 허용한다는 부칙을 내놨다.
현재 입찰에 나선 곳은 NH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키움증권이다. 이 중 NH농협금융지주는 4개사에 묶음 입찰해 1조1000억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B금융지주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해서만 1조2000억원을 제안했으며, 키움증권은 우리자산운용에만 입찰했다.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는 1조2500억원대에 우리투자증권·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하는 안과 1조1500억원대에 4개사를 묶음 인수하는 안 등 총 2가지 안을 제시했다.
동양증권 역시 매각 주관사 선정을 진행 중이다. 현재 삼일PwC,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등 3개 회계법인이 주관사 입찰에 참여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