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환자 중에는 여드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모낭염, 구순주위염, 지루피부염 등 다양한 진단을 받기도 하지만 여드름이 상대적으로 많을 경우 그냥 여드름이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모피지선 단위의 염증질환과는 전혀 다른 진단을 내리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그게 바로 '편평사마귀'다.

편평사마귀를 좁쌀여드름(면포성여드름)이나 쥐젖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인들은 편평사마귀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 실제 이에 대한 치료법이나 문제점 등도 제대로 알려진 바 없고 관련 연구도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임상에서 만나는 심한 편평사마귀는 환자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다.

◆어디서든 번식하는 편평사마귀

편평사마귀는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적인 형태는 좁쌀여드름과 같은 1~3mm 정도의 작은 돌기가 군집해서 퍼지는 패턴을 보인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얼굴이다. 눈 주변에서 관자놀이 부위 사이에 주로 발생한다. 심한 경우는 얼굴 전체를 뒤덮고 목, 가슴, 몸통, 손, 발까지 피부 어디든 번식할 수 있다. 대부분 어린 나이에 발생해 평생 가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이 돼서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 역시 적지 않다.

그러나 편평사마귀는 특별한 장애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의학적인 치료법이 크게 발달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편평사마귀가 가진 자연소실 특성 때문에 심지어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편평사마귀는 염증반응이 시작된 후 수일에서 수주 내에 병변이 쇠퇴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경미한 증상을 보이므로 환자 자신이 인식하지 못한 채 소실되기도 한다.

문제는 심한 염증 반응을 보이는 경우다. 홍반성 변화, 미세한 종창, 병변수의 급격한 증가, 가피 형성, 아프고 가려운 느낌 등이 동반되고 드물게는 수포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병변이 소실되기 전 나타나는 바이러스 쇠퇴의 징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편평사마귀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한의원에서는 어떤 약을 치료제로 사용할까. 일반적인 한약 처방에서 사마귀 치료 처방은 율무를 주 약물로 사용한다. 율무는 면역계통 방면에서 항종양 및 면역증강효과가 있으며 최근 임상에서 대상포진, 전염성연속종, 편평사마귀 등에 사용된다. 약재의 일종인 마치현 역시 편평사마귀를 치료하는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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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으로 치료하는 편평사마귀

2009년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곽향정기산가미방'이라는 한약처방과 침으로 73.8%의 환자가 평균 78.4일간 치료해 편평사마귀를 극복했다. 이는 병원에서 시행하는 DPCP를 이용한 면역치료율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효과다. 한의학적 치료가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효과는 우수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심상성 사마귀의 경우 처방된 한약의 장기 복용과 국소 뜸 치료를 통해 면역반응을 유도해 치료하기도 한다. 이는 사마귀를 없애기 위해 율무를 갈아서 먹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민간요법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일부 한의원에서는 약침과 봉독을 이용해 치료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면역반응을 유도해 치료한다는 원칙에서 보자면 양의학과 한의학의 치료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프로폴리스 역시 한의학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한 로봉방이라는 약재로서 면역기능을 높이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편평사마귀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마귀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없앨 수 있는 침 치료도 개발됐다. 그간 한방 의료기관에서는 의료법상 레이저 제거술(CO2 laser)을 사용하지 못해 사마귀 치료 시 한약과 뜸, 약 침 등을 통한 치료만 가능했다.

이에 한의원에서는 각질의 이상증식부위만 효율적으로 제거하되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는 침 시술 방법을 찾으려는 시도가 이어졌고,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해 '거우침'을 개발했다.

거우침 시술은 경혈 자리에 침을 놓는 것이 아닌 사마귀를 하나하나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1년 이상의 유병기간을 가진 편평사마귀 환자들이 별다른 대안 없이 한약 재처방만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한방 치료의 답답함을 일부 개선시킨 치료법이다. 이미 수천 케이스의 임상을 통해 그 효과가 증명됐다.

◆긁지 말고 신속한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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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활동기 편평사마귀에 효과를 내기 힘든 한약을 오래 복용하는 무의미한 치료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활동기 편평사마귀를 무턱대고 제거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발하거나 더욱 악화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시행착오도 줄여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얼굴에 먼지가 닿은 듯 야금야금 가려운 게 심해지거나 갑자기 검버섯 같은 것들이 귀 주변이나 관자놀이 쪽에 늘어난다면 편평사마귀일 수 있으므로 절대 긁지 말아야 한다. 스크럽이나 때를 미는 행위도 삼가며 되도록 빨리 전문적인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