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토끼 잡은 회장님의 '신의 한수'

현정은 회장이 꺼낸 ‘신의 한수’로 현대그룹이 유동성 위기에서 유유히 벗어나고 있다. 현 회장은 최근 오릭스코퍼레이션과 현대그룹이 함께 세우는 특수목적회사(SPC)에 현대로지스틱스 보유 지분 전량(88.8%)과 경영권을 60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이로써 그는 ‘재무구조 개선’과 ‘지배구조 안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거머쥐었다.

현 회장의 결단에 현대는 7월 초까지 마련한 2조646억원에 이번에 조달한 6000억원을 더해 현금 2조6646억원을 손에 넣게 됐다. 지난해 말 자구계획에서 밝힌 자금 조달 전체 목표 3조3000억원의 80% 이상을 반년 만에 확보한 것이다.

더불어 현 회장은 현대의 지배구조 안정화라는 소득도 얻었다.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 과정에서 불거졌던 지주회사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19.95%를 현대글로벌 등이 매입해서다. 만약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외부에서 사들였다면 차후 경영권 분쟁으로 치달을 수도 있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가 현대로지스틱스였기 때문이다.

현 회장의 ‘신의 한수’ 덕분에 현대는 지배구조를 견고히 다지며 계열사가 안고 있던 여러 부실을 빠른 시일 내에 털어낼 수 있게 됐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