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최근 파죽지세의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영화 <명량>에 나온 이순신 장군의 명대사다. 1597년 임진왜란 6년, 이순신은 명량에서 단 12척의 배로 왜선 330척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
2014년 무너진 건설경기의 상황은 400년 전인 그때(?)의 조선수군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잇따른 정책과 규제완화도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딱히 별다른 탈출구도 없어 보인다.
일련의 답답한 실정 속에서 건설경기 부활을 알리는 ‘2014년 시공능력평가’ 결과가 나왔다. 해외건설 수주를 통해 돌파구를 찾은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국내 주택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약진한 건설사도 있다. 또 합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건설사도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지로 내몰린 건설사들이 배수진을 치고 고군분투한 결실”이라며 “특히 순위가 오른 건설사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총체적인 건설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2014 시공능력평가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9년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삼성물산’ ▲합병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킨 ‘현대엔지니어링’ ▲중견건설사의 반란, 그 중심에 선 '호반건설' 등 3개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최근 파죽지세의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영화 <명량>에 나온 이순신 장군의 명대사다. 1597년 임진왜란 6년, 이순신은 명량에서 단 12척의 배로 왜선 330척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
2014년 무너진 건설경기의 상황은 400년 전인 그때(?)의 조선수군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의 잇따른 정책과 규제완화도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딱히 별다른 탈출구도 없어 보인다.
일련의 답답한 실정 속에서 건설경기 부활을 알리는 ‘2014년 시공능력평가’ 결과가 나왔다. 해외건설 수주를 통해 돌파구를 찾은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국내 주택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약진한 건설사도 있다. 또 합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건설사도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지로 내몰린 건설사들이 배수진을 치고 고군분투한 결실”이라며 “특히 순위가 오른 건설사의 전략을 벤치마킹해 총체적인 건설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2014 시공능력평가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9년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삼성물산’ ▲합병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킨 ‘현대엔지니어링’ ▲중견건설사의 반란, 그 중심에 선 '호반건설' 등 3개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 |
◆해외수주 힘입어 삼성물산, 9년 만에 ‘1위 탈환’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역시 삼성물산이 9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시공능력평가액은 13조1208억원이다.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어려운 상황은 삼성물산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이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1등 공신은 바로 ‘해외수주’였다.
호주 로이힐 광산 사업과 중국 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립 등 국외 대규모 토목·건축 공사가 실적을 높이는데 효자노릇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호주 로이힐 설계·납품·건설(EPC) 광산사업은 당초 포스코건설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가 막판에 삼성물산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주했다. 로이힐광산개발사업은 투자금 10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세계 최대 철광석 광산개발 프로젝트다.
이 같은 대형수주는 삼성물산의 지난해 토건 공사실적 기성액을 8조4885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전년도(5조9350억원)보다 무려 2조5500억원이 늘었다. 공종별로도 철도·지하철(1조4494억원), 댐(1151억원), 공항(1018억원) 등에서 1위를 달렸다. 전년도 2위였던 발전소 분야 역시 2조3436억원의 기성액으로 두산중공업(1조7964억원)을 제쳤다. 산업생산시설 분야에도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어려운 업계상황에도 꾸준히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려고 했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작 합칠 걸"… 현대엔지니어링 시너지 효과 톡톡
단숨에 44계단이나 치고 올라오며 ‘TOP 10’에 이름을 올린 현대엔지니어링의 선전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침체된 부동산시장의 돌파구로 꺼낸 ‘합병’ 카드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4월 현대엠코와 기업합병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매출과 자본금 증가는 그동안 석유화학과 플랜트사업 등에만 주력해 온 현대엔지니어링을 단숨에 업계 10위로 끌어올렸다. 합병 전인 지난해 현대엠코의 순위가 13위, 현대엔지니어링이 54위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합병 시너지 효과다.
이는 수치로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토목건축공사 실적은 현대엠코가 2조4874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은 4947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3조2139억원으로 늘어났다. 합병 전 양사의 실적을 합한 것보다 23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다.
해외수주 실적도 늘었다. 합병 후 알제리 비스크라 지젤 복합화력발전소,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등 대규모 해외 공사를 연이어 수주하며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로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건설 수주실적(7월 기준)은 지난해 동기보다 3배 이상 늘어난 37억달러를 기록했다.
신시장 개척도 주효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총 40억달러(4조1392억원) 규모의 칸딤 가스전 개발 계약이 가시화되고 있고,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총 50억달러(5조1740억원) 규모의 에탄크래커 및 가스액화 플랜트 사업에 대해 현지 국영가스공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병으로 양사의 장점이 합쳐지면서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합병으로 회사 규모가 커지고 재무상태가 우량해지면서 국·내외 수주 경쟁력이 강화된 게 업계 ‘TOP 10’ 진입의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중견사 '반란의 핵' 호반건설, 9계단 껑충
2014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중견건설사들의 괴력이 돋보였다. 지난해 24위에서 올해 15위로 9계단이나 뛰어 오른 '호반건설'이 대표적이다.
호반건설은 주택전문 건설사다. 주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국내 주택사업을 고수해 왔다. 1989년 설립 이후 25년간 전국에 7만2000여 가구를 공급했다. 특히 2011년 7500가구, 2012년 6600가구, 지난해 4200가구 등 최근 4년 동안 2만7000여 가구의 주택을 공급했고, 이에 시평 순위도 2011년 49위, 2012년 32위, 2013년 24위로 매년 오르더니 올해는 15위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주택사업을 추진한 게 호반건설의 성장동력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올 상반기까지 8개 단지에 7243가구를 분양해 전 세대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잇따른 분양성공이 고스란히 영업실적 호조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견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심각한 전세난 속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부영주택은 지난해 31위에서 올해 16위로 15계단 뛰었다. 또 지난해 처음 100위권에 진입한 한림건설은 경남 혁신도시와 세종시 등의 분양에 힘입어 올해 58위에 올랐다. 무려 42계단 수직상승한 것이다. 아울러 금강주택(76위)과 금성백조주택(67위)도 각각 23계단과 14계단 올라섰다.
☞시공능력평가는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의 최근 3년간 연평균 공사실적과 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업체가 건당 수주할 수 있는 공사금액을 보여주는 지표다. 시공능력평가는 토목건축(토건)과 산업설비·조경 등 분야별 순위를 각각 발표하는데 이 중 토건분야 순위가 흔히 말하는 건설사 순위다. 이는 공공공사 입찰자격 등에 활용된다. 한편 시공능력평가는 대한건설협회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평가 후 공시한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의 최근 3년간 연평균 공사실적과 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업체가 건당 수주할 수 있는 공사금액을 보여주는 지표다. 시공능력평가는 토목건축(토건)과 산업설비·조경 등 분야별 순위를 각각 발표하는데 이 중 토건분야 순위가 흔히 말하는 건설사 순위다. 이는 공공공사 입찰자격 등에 활용된다. 한편 시공능력평가는 대한건설협회가 국토교통부로부터 위탁을 받아 평가 후 공시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