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 여유 있는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신체는 물론 재정의 '건강검진'이 필수다. 현재 재무상태도 정확히 모르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노후준비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회사원 유지현씨(40)는 은퇴 후 국내외 여행을 다니고 가족들과 월 1~2회가량 외식하는 노후를 꿈꾼다. 그동안 꼬박꼬박 불입해온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이 있어도 예상 은퇴자금은 3억원 이상 부족하다. 앞으로 남은 직장생활 10여년 동안 이 자금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효과적인 금융상품을 선택해 수익률을 쑥쑥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선행돼야 할 필수과정이 현재의 자산점검이다. 자산과 부채현황을 파악해보고, 저축여력을 정확히 알아야 현실적인 노후자금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집'은 유씨의 최대자산이자 최대부채의 대상이다. 2억원에 육박하는 부채를 갖고 있기에 맞벌이를 해도 저축여력은 월 30만원 남짓이 전부다. 유씨는 "막연히 집도 있고 연금도 있으니 괜찮다며 여유롭게 생각했는데 앞으로 정신 차리고 저축을 늘려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같이 자산상태를 점검해봤더니 나오는 건 한숨뿐이라면? 재무상태가 열악한 사람이라면 더욱 다부지게 결심하고 가계의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한다.

노후준비를 위한 돈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는 법.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들어오는 수입'이 늘지 않는다면 방법은 하나다. 새는 돈을 막는 것이다. 흔히 가정에서 누수가 발생하기 쉬운 과도한 교육비나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보험료는 없는지 살펴보고 쇼핑이나 외식 등의 소비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열악한 가정에는 가계부가 절약을 도와주는 유효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의외로 빠듯한 살림살이에서도 솔솔 새어나가는 구멍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틈새로 빠져나가는 5만원, 10만원씩이라도 줄여 노후준비를 위한 저축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현명한 노후자금 마련법이다.

 

[연중기획 I♥100세] 노후를 위한 '재정 건강검진'

 
 
우리 가정의 대차대조표 만들기
 
은퇴 예산을 잡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순자산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은 자신의 재산목록과 부채현황을 점검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 대차대조표를 어렵게 생각하는데 가정에서 자산과 부채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대차대조표 만들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백지에 왼쪽과 오른쪽을 양분하는 선을 그은 다음 왼쪽에는 자산현황을, 오른쪽에는 부채내용을 기록한다. 이어서 각 항목의 아랫부분에 자산총계를 적으면 된다. 이러한 재무진단표는 6개월에 1번, 혹은 1년에 1번씩 점검해 재산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확인하고 투자 중인 자산이 건전한 상태인지도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