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최근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선 "지금의 조정이 끝은 아니다"라는 평가와 함께 내년을 기점으로 한 장기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시각도 있다.
1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8만5000달러(약 1억2540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일주일 전 대비 4%가량 하락했고, 연초와 비교해도 약 7% 낮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라는 호재에도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면서 CMC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공포'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단기 약세의 배경으로는 글로벌 거시 환경이 꼽힌다. 예상보다 높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리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다고 분석한다. 특히 엔화 저금리 자금을 활용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되돌려질 경우 비트코인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과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기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20~30%가량 조정받았다.
이 같은 흐름 속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는 단기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고, 국제결제은행(BIS) 역시 투기적 자산에 대한 경계 심리를 언급했다. 일부 전망에선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비트코인이 7만달러(약 1억327만원) 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시선을 중장기로 돌리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전통적인 '4년 주기론'에 따르면 2025년이 고점, 2026년이 하락 국면이라는 해석이 있지만, 현재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금리 환경 속에서 진행된 이번 사이클은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제도권 금융과의 접점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동반됐다"며 "4년 주기론은 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내년 추가 금리 인하 국면에서 '에브리싱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김 센터장은 "최근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하향 조정 발표가 나오지만, 이 중 일부는 '2025년 말까지 전망'을 하향하는 것이며 올해 말까지 전망은 하향하더라도 내년은 상승 전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에도 내년 상승을 전망하는 애널리스트도 다수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하락은 'AI(인공지능) 버블론' 확대로 증시와 함께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장기 낙관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최고경영자)는 "비트코인은 더 이상 과거의 4년 사이클에 갇혀 있지 않다"며 "기관 투자자 유입과 변동성 감소는 구조적 성숙의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에 비트코인이 금을 능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AI 중심의 기술 혁신 시대가 리스크 온 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기관 자금의 움직임은 이를 뒷받침한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는 최근에도 추가 매입에 나섰고, ETF를 통한 자금 유입 역시 장기 상승 동력으로 평가된다. 단기 목표가는 낮아졌지만 2030년을 향한 중장기 목표는 여전히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