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사내블로그 삼성투모로우 캡처
/사진=삼성전자 사내블로그 삼성투모로우 캡처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인권지킴이)이 가두시위에 성명서까지 내며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대위)가 설립중인 조정위원회를 비난하고 나서자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반올림측을 향해 "조정위원회 왜곡을 중단하고 함께 협상하자"는 입장을 내놓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1일 오전 사내 블로그인 삼성투모로우에 '조정위원회 출범에 즈음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백혈병 협상에 대한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백혈병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조정위원회가 조만간 출범한다"며 "조정위는 지난 4개월 동안 진행돼 온 백혈병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대화의 돌파구를 고심하던 발병자·가족 여섯 분이 어렵게 제안하고, 삼성전자가 고심 끝에 수용하면서 마련된 협의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반올림은 마치 삼성이 나서서 조정위를 주도하는 것처럼 거짓 주장을 하며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회사 측의 명확한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마치 회사가 협상 참여자만을 보상할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 가족들을 분열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올림은 더 이상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지 말고 조정위에 참여해 모든 현안을 성실하고 투명하게 논의해 좋은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조정위가 출범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지난 다섯 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종합진단을 실시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고, 특히 보상에 대해서는 원칙과 기준을 세운 뒤 협상 참여자 뿐 아니라 기준에 해당되는 모든 분들을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올림은 지난해 12월 자신들이 제시한 요구사항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은 채 삼성전자에게 모든 요구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만을 고집했다는 설명.

이에 반올림과 함께 협상에 참여해 온 발병자·가족 8명 중 6명이 '더 이상 가족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실질적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오히려 반올림이 가족들에게 '떠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가족 여섯 분이 반올림과 별도로 가족대책위원회(가족위)를 구성해 회사와 협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며 "동일 의제를 가지고 반올림 별도, 가족위 별도의 협상을 진행할 수는 없어 매우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벽에 부딪친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 가족위 측이 어렵게 내놓은 제안이 조정위를 통한 해결 방안이었다"며 "문제 해결의 핵심이 본인과 가족들의 아픔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드리는 것이라고 믿었기에 회사는 고심 끝에 이 제안을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