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동행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국 시장 재도전 의지를 밝혔다. 최근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어 양국 관계 개선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한한령 이후 급감한 중국 판매량을 서서히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지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는 만큼 양국 관계 개선을 계기로 현대차·기아가 중국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중국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비롯해 양국 정·재계 인사 600여 명이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한중 수교 협상이 이뤄졌던 역사적 장소인 베이징 조어대 14호각에서 '신 경제협력 모델' 발굴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정 회장은 "중국에서 판매량과 생산량이 많이 떨어졌지만 겸손한 자세로 중국 내에서 생산과 판매를 늘려갈 계획"이라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현대차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중국은 현대차·기아의 핵심 시장이었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2016년까지 연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한령이 시행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중국 현지 생산·판매량은 2016년 114만2016대에서 2017년 78만5006대로 줄었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2024년 20만4573대까지 급감했고 시장 점유율도 0.65%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중국 자동차 시장은 과잉 생산과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와 신규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100여 개가 넘는 현지 브랜드 간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수입차 입지도 빠르게 줄었다. 지난해 1~11월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현지 브랜드 점유율은 약 70%에 달했지만 독일 브랜드는 12%, 일본 브랜드는 약 10%, 미국 브랜드는 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10월 첫 번째 중국 특화 전기 SUV 일렉시오를 출시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기아는 중국에서의 생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12월 중국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총 10억9546만달러(약 1조57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중국 생산·판매를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지 마케팅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베이징현대 총경리(법인장)에 리펑강 부총경리도 선임했다. 현지인 수장을 임명한 것은 베이징현대 설립 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차는 2027년까지 중국 맞춤형 친환경차 모델 6종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첫 번째 주자로 중국 특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일렉시오'를 출시했다. 중국 현지에서 개발·생산해 판매하는 모델로 중국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 '8'을 전면 주간주행등(DRL) 디자인에 반영했다. 일렉시오에는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중국 인증 기준 722㎞에 달한다.

일렉시오 출시 당시 오익균 현대차 중국권역본부 부사장은 "In China, For China, To Global(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를 향해) 전략의 첫 모델을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전동화 및 차량의 지능화 속도가 매우 빠른 중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을 바탕으로 반드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