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어때?” 시승을 위해 탄 차량의 소감을 묻는 주변 사람들의 물음에 대답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손가락 하나만 치켜 올리면 이 차량의 모든 것이 설명됐다. 그만큼 훌륭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세단 E-Class의 디젤 모델인 The New E220 CDI Avantgarde(이하 벤츠 E220 CDI).
기자의 마음을 빼앗은 벤츠 E220 CDI. 이 차는 그동안 기자가 시승해 본 디젤 세단 차량 중 완성도가 가장 높았다. 물론 동종 차량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가치는 충분했다. 차량의 성능, 승차감, 정숙성, 디자인 등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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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후함과 세련미, 고급스런 디자인까지
E220 CDI의 첫 인상은 세련된 듯 하면서도 중후한 느낌이었다. 전면 디자인은 라디에이터그릴부터 눈길을 끈다. 보닛은 창공을 가르는 화살처럼 날렵하다. 그릴에는 가로 살(루브르) 두 줄이 배치됐으며 가운데는 벤츠 고유의 마크가 자리 잡고 있어 중후한 멋을 더했다. 특히 다이내믹 풀 LED 헤드램프가 기본 적용돼 더욱 세련된 앞모습을 연출한다. 뒷면은 V자 디자인으로, 측면은 뒤쪽으로 흐를수록 떠오르는 듯한 느낌의 라인을 만들어 역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급스러움을 더한 내부 인테리어는 E클래스의 완성도를 한눈에 보여줬다. 특히 실내를 은은히 비추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인상적이다.
◆ 디젤 같지 않은 승차감에 정숙성까지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디젤 엔진 특유의 둔탁하거나 귀에 거슬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순간 가솔린 차량이었나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회사가 위치한 광화문에서 차량을 몰고 시내주행을 시작했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즉각 반응하는 느낌이 운전자를 기분 좋게 만든다. E(Economic) 모드로 주행 중이었지만 시동이 켜져 있는지 헷갈릴 정도의 고요함과 정숙함이 느껴졌다.
이러한 시승감을 느끼며 시내 주행을 하고 있자니 맘껏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주행에서의 성능과 승차감이 어떨지 궁금했다. 차량은 그나마 속도를 낼 수 있는 자유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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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감에 '기분 UP'… 최고가 주는 만족
자유로에 들어선 후 차량들이 속력을 내자 덩달아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주행모드 역시 E 모드에서 S(Sport)모드로 바꿨다. 벤츠 E220 CDI에는 E와 S 두가지 모드가 있다.
E모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S모드의 '파워감'이 기분을 '업'(UP)시켰다. 밟으면 밟는 대로 치고나가는 그 속도감은 “역시 벤츠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냈다. 속도가 올라 갈수록 전 영역에서 같은 수준의 두터운 토크감으로 묵직한 안정감을 줬다. 옆 차선의 어떤 차도 마음만 먹으면 추월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마저 들었다.
고속주행의 감이 워낙 좋았기에 약간 욕심을 부렸다. 가속페달을 밟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200km/h 근처까지 무리없이 시원하고 매끄러운 주행을 보였다. 특히 고속주행에서는 무거운 스티어링이 차체의 흔들림을 막아주며 안정적인 주행을 이끌었다. 급하게 속도를 내도 변속 충격을 느낄 수 없었다.
연비 역시 만족스러웠다. 소형 경량의 CDI 디젤 엔진 기술과 메르데세스-벤츠만의 친환경 기술인 블루이피션시가 적용돼 ℓ당 16.3㎞를 실현해 냈다. 실제로 자유로에서 달려보니 17㎞/ℓ가 넘는 연비가 나왔다. ‘고급 수입차라 연료를 많이 소모하겠지’라는 편견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순간 이었다.
폭발적인 퍼포먼스에 안정감 있는 핸들링과 안락한 승차감, 그리고 정숙함까지…. 벤츠 E220 CDI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조화로운 그 느낌을 당분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