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사시겠습니까, 빌리시겠습니까

# 경기도 용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임모씨(30)는 가게와 집을 오가고 식재료를 쇼핑하는 용도로 사용할 자동차를 알아보던 중 장기렌터카를 사용하면 렌트비를 비용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제약회사 영업직에 종사하는 최모씨(37)는 서울과 대전을 오가느라 연간 5만km가량 주행한다. 회사에서 유류비를 지원하지만 이 외에도 보험료, 운행거리로 인한 감가상각 등 유지비가 큰 상황이다.

수년 전만 해도 개인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일시불 또는 할부로 사는 두 가지 방법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선택지에는 장기렌트가 추가됐다. 법인차나 사업자의 영역으로 여기던 ‘렌트’가 상황에 따라 개인에게도 충분한 혜택을 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렌터카시장 규모도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특히 개인이 1년 이상 차를 빌려 타는 장기렌터카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09년 21만대에 불과하던 장기렌터카 수요는 지난해 43만대로 늘었다.

◆많이 탈수록 유리, 절세효과까지

장기렌트가 모든 자동차운전자에게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경우의 수가 많아 단순화하기 어렵지만 경차나 소형차를 사거나 주말용으로만 자동차를 이용할 때는 할부가 유리하고, 운행거리가 길며 보험료가 높은 사람은 장기렌트가 유리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조언했다. 장기렌트는 보험료를 렌터카회사가 부담한다. 따라서 렌트비용에 보험료가 포함된 셈이다.

여기에 위 사례의 임씨와 같은 개인사업자의 경우 세액절감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개인사업자의 과세표준구간을 고려했을 때 비용처리가 가능한 장기렌트의 경우 해당하는 비용에 따라 표준구간이 변경된다면 그 세액절감 효과는 더욱 커진다.

예컨대 연간 5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개인사업자가 연간 400만원 이상을 장기렌트 비용으로 지불할 경우 4600만원 이하 과세표준구간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이 뿐 아니라 일반이 등록할 수 없는 LPG 차량도 사용할 수 있어 운용비를 더욱 절감할 수 있다.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개인이 직접 해야 하는 차량점검 등 자동차관리도 렌트업체에서 진행한다.

할부구매와 비교했을 때 신용등급이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동차 할부구매 시 구매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할부율이 달라지지만 장기렌터카의 경우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신용등급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할인폭·보험요율 잘 따져봐야

차량운행이 많다고 해서 무턱대고 장기렌트가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시불·할부로 구매하는 비용, 보험료, 기타 유지비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렌트비용과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기존에 개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할인율이 아무리 크더라도 렌터카 이용 시 업체의 보험요율에 따른 보험료가 렌트비에 포함되므로 이 점도 잘 따져봐야 한다.

차량구매 시 받을 수 있는 할인혜택 역시 고려대상이다. 특히 프로모션을 제외하면 특별한 할인을 기대하기 힘든 국산차와 달리 외제차의 경우 통상적으로 딜러의 권한이 커 정해진 가격보다 현금이나 할부구매 시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