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9행성'

명왕성이 행성에서 탈락된 지 10년만에 새로운 행성이 발견됐다.


10년 전인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은 명왕성이 다른 행성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행성 목록에서 제외해 '왜소행성'으로 분류했다.

명왕성이 다른 행성과 다른 점은 우선 명왕성은 다른 행성들과 다르게 공전면이 17도나 기울어져 있다는 점이다.

또한 보통 행성이 주변에서 도는 천체를 인력으로 끌어들이는 위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명왕성은 5개의 위성 중 명왕성의 절반에 이르는 크기인 '카론'과 서로 끌어당기듯 마주보며 공전한다. 명왕성의 중력으로 궤도 안에 있는 '카론'을 지배하기에는 부족한 질량인 것. 이는 보통 행성이 공전 궤도 안에서 '지배적인 질량'을 가지고 비슷한 크기의 천체(위성)를 제거할 수 있는 관계와 다르다.


비록 명왕성은 다른 행성들과 비슷하게 상당한 질량을 가지고 위성을 거느리며 태양 주변을 공전하고 있지만, IAU는 투표 끝에 ‘왜행성’이라는 범주를 따로 만들어 명왕성을 구분했다. 왜행성은 행성과 비슷한 특징을 지녔지만 주변에 있는 비슷한 크기의 천체들을 제거할 수 있을 정도의 질량은 없는 난쟁이 행성을 이른다.

그러나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연구진이 명왕성이 있는 곳보다도 더 먼 태양계의 외곽에 지구보다 질량이 약 10배 무겁고, 크기는 4배나 큰 행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 '미스터리한 행성'에 '9번 행성(Planet Nine)'이란 호칭을 붙여줬다고 CNN, 뉴욕타임스, 가디언 등 외신들이 20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브라운과 동료 콘스탄틴 바티킨 교수는 명왕성이 있는 카이퍼대의 13개 '얼음 물체들(icy objects)'을 연구하던 중 이 중 일부인 6개가 독특하면서도 일정한 궤도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6개의 물체들은 어떤 하나의 행성을 중심으로 궤도를 이루면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6개 물체들의 궤도는 태양계의 다른 8개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8시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 형태를 나타내고 있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태양계의 맨 끝 쪽인 카이퍼대에 지구보다 큰 크기의 행성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9번 행성'은 지구 질량의 10배이며 크기는 약 4배로 추정된다. 명왕성 질량과 비교하면 약 4500배이다.

브라운과 바티킨이 태양계 외곽에 지구보다 큰 '9번 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관측'해 확인한 것은 아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모두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얻어낸 것이다. 따라서 '9번 행성'을 태양계의 행성으로 공식 인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옥스퍼드대 천문학과의 크리스 린토트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수년간 태양계의 또 다른 행성 존재설이 몇차례 제기되기는 했지만, 이번 연구는 가장 구체적이고 가장 확실한 분석"이라면서 흥분을 나타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연구팀이 20일(현지시간) '천문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태양계의 맨 끝 쪽에 '9번째 행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연구팀이 '9번 행성'으로 명명한 이 행성의 가상 그래픽 이미지. /사진=뉴시스(출처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연구팀이 20일(현지시간) '천문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태양계의 맨 끝 쪽에 '9번째 행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은 연구팀이 '9번 행성'으로 명명한 이 행성의 가상 그래픽 이미지. /사진=뉴시스(출처 캘리포니아공과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