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포포호수는 지난달 '사라진 호수'로 공식 선언되었다.
물이 말라버린 호수 바닥에는 뒤집힌 고기잡이 보트들 곁에 벌레들이 죽은 새들의 시신을 파먹고 있고, 한 줌 남아있는 습지에서는 타는 듯한 햇볕 아래에서 갈매기들이 먹이를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흉물스러운 풍경이 됐다.
볼리비아의 안데스 고원 위에 있는 반건조지대의 포포호수는 고도가 3700m 나 돼 오랫동안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입어왔으며 얕은 수심 때문에 전에도 말라붙었다가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두 배쯤 되는 큰 호수로 회복되었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제는 그런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어 호수 연안에 사는 어민등 수 천명의 생계가 호수와 함께 증발해 버렸다.
화석 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볼리비아의 빙하를 녹이는 속도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독일의 빙하 전문학자 디르크 호프만 박사는 "포포호수의 고갈은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불러올 자연 재해를 그대로 보여주는 그림이다"라고 말하고 이번에는 호수의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볼리비아애서 티티카카호 다음으로 큰 포포호수가 사라져 버린 것은 안데스 산맥의 빙하가 사라진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다.
엘니뇨 현상의 반복으로 심한 가뭄이 닥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농업용수 사용과 인근 광산에도 원인이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포포호수 주변 운타비 마을 주민들은 양떼와 라마, 알파카를 팔고 목축업을 접은 뒤 이곳을 떠나 인구가 절반 이상 줄었으며, 지금은 노인들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 |
미국지질조사국(USGS)인공위성이 포착한 볼리비아 포포 호수의 모습. 왼쪽은 1986년10월11일에 찍었고, 오른쪽은 지난 16일(현지시간)에 찍은 것이다. 푸른 물이 들어찼던 호수의 수량이 안데스산맥 빙하가 사라지면서 급격히 줄어든 것을 한 눈에 알 수있다. /사진=뉴시스(AP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