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중년 들어 'O다리’ 됐다면…
나이가 들면 관절도 고장 나기 마련이다. 여성의 경우 폐경으로 뼈가 약해져 연골이 마모되면 퇴행성관절염이 나타나기 쉬우나 대부분의 중년 여성은 이를 폐경기 후유증이나 노화 현상으로 생각해 병을 키우곤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 과도한 냉방으로 무릎 통증이 심해지는 '냉방병형 관절염' 환자가 많아 일시적인 현상으로 무시하기 쉽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진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다리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폐경, 가사노동, 임신 및 출산 등이 무릎관절 퇴행의 원인으로 작용


뼈와 뼈가 이어지는 부분인 관절에는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연골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마모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무릎, 어깨, 척추와 같은 큰 관절에 발생하고 증상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선천적으로 근육량이 적고 연골의 크기가 작아 같은 강도의 충격을 받더라도 관절에 더 큰 무리가 된다. 남성의 연골 크기는 2.5∼3mm인 반면 여성은 2∼2.5mm 크기고 관절이 쉽게 닳기 때문이다. 가사 노동을 하며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는 등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를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하는 것도 무릎 관절 주변 근육을 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한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체중 변화, 폐경에 따른 여성 호르몬 변화도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이와 관련해 정형외과 전문의 백준호 과장은 “중년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관절염에 좋은 건강보조식품이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병원 진료 대신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관절에 영양을 제공하는 건강기능식품일 뿐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며 “퇴행성관절염이 생기면 관절이 쉽게 붓고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변할 수 있는데, 생활 속에서 다리 변형을 바로 자각하기 힘들고, 대부분 이런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병을 키우기 쉬우므로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관절변형→’O’자형 다리 순으로 악순환 반복

퇴행성관절염으로 연골이 손상되면 관절 부분에 통증이 심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무릎이 붓고 뻣뻣해진다. 걸을 때 절뚝거리는 것은 물론 무릎에서 삐걱 소리가 나며 계단을 오르내릴 때 특히 힘이 든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시기를 놓치면 연골이 완전히 손상돼 다리가 ‘O’자로 휘어 정상적인 걷기가 힘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오랜 기간 좌식생활과 가사노동, 다리 꼬기 등 잘못된 자세를 많이 취한 중년 여성은 관절 안쪽 면에 마모가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무릎 안쪽으로 체중이 실려 퇴행성관절염이 촉진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만일 발목 사이가 벌어지거나 종아리뼈부터 O자형으로 휘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백준호 과장은 “무릎 통증 때문에 활동량이 적어지면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만성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고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을 수 있어 무기력증,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양쪽 무릎 사이가 주먹이 통과할 정도로 벌어졌다면 이미 퇴행성관절염 중기 이상에 접어든 것이므로 전문의 진단에 따라 환자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하루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퇴행성관절염 자가진단 체크리스트(3개 이상 해당하면 전문의 상담 필요)
1. 나이가 40세 이상이다
2. 무릎에서 딱딱거리거나 덜거덕 덜거덕 소리가 난다
3. 평소 걷고 난 후 무릎통증이 2~3일 이상 간다
4. 무릎 사이가 벌어져 있다 (O자형)
5. 서있을 때 무릎이 부들부들 떨릴 때가 있다
6.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이 아프다
7. 무릎이 제대로 구부러지거나 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