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 인용. 사진은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헌재 탄핵 인용. 사진은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여야는 오늘(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대한 국민 승리의 날"이라며 "'주권재민'의 추상같은 헌법 정신으로 헌정 유린과 국정 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헌재는 만장일치로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국정농단 세력에 의해 무너진 대한민국에 '국가 이성'이 살아 있음을 만방에 보여 줬다"며 "133일, 대한민국을 지켜왔던 1500만 촛불 민심은 오늘을 '시민명예혁명'의 날로 기억할 것이다.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자 주권자임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투쟁과 승리를 '민주주의의 새로운 역사'로 기록할 것"이라며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낡음'을 끝내고 '새로움'으로 채워 나가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의 고뇌와 숙의를 존중한다"며 "헌재의 인용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한국당은 박근혜정부를 탄생시킨 집권 여당이자 국정의 동반자였지만 집권당의 책무를 다하지 못해 국민들이 쌓아 올린 국격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은 대통령 탄핵 인용이라는 헌재 판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집권 여당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역시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당연한 진리를 국민이 증명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헌재 만장일치로 탄핵됐다. 한국 법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필귀정의 결정이다. 질서 있는 수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평범한 대다수 국민 정서와 헌재 판단이 일치한 것은 고맙고도 행복한 일"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 탄핵소추부터 인용까지 믿고 기다려 준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에 감사와 위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헌재 탄핵 인용은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이라며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이 오는 13일 오전 10시30분에 있다. 국민의당이 국회에서 화합과 상생을 통한 질서있는 수습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헌재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하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 오늘 판결은 대한민국의 정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지켜 내기 위해 국민의 힘으로 국정 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부패한 패권 주의와 절연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로써 우리 바른정당이 국민을 배신한 국정 농단 세력과 결별하고, 황량한 벌판에 나와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것이 바른 선택이었고 옳은 결정이었음이 확인됐다"며 "탄핵 정국으로 두 동강난 대한민국은 이제 상처를 딛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화합과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패권주의를 청산하기 위해 우리는 국민 통합과 개헌을 주도하는 역사적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준엄한 명령을 되새기며 국민 앞에 다시 서겠다"고 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오늘 헌정 질서를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켜 낸 주역은 바로 국민 여러분"이라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세우기 위해서 천오백만여 촛불을 높이 들고 주권자의 책임을 다해 준 국민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최고 권력자를 권좌에서 내쫓는 일은 언제 어디서고 만만찮은 일이다. 그런데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아무것도 부서지지지 않았다"며 "이번에 우리 국민들은 평범한 국민들이 얼마나 비범한 일을 해낼 수 있는지, 너무나 잘 보여 줬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번 결정에 마음이 상하고 실망하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또 적폐 청산과 개혁 과정에서 일정한 저항과 갈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번 탄핵 과정에서 증명된 국민들의 민주주의 실력을 믿는다"며 "국민들이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 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