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오픈한 롯데마트 단독매장… ‘4세대 매장’ 파격 실험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 외관. /사진=롯데마트 @머니S MNB, 식품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유망 창업아이템의 모든 것

롯데마트가 서울 상권의 최대 격전지인 영등포에 새로운 콘셉트의 점포를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면적 1만3775제곱미터(㎡, 약 4167평),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 단독 매장인 서울양평점을 27일 오픈한다고 26일 밝혔다.
롯데마트가 서울 지역에서 매장면적 1만㎡(약 3000평) 이상의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2005년 6월 구로점 오픈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에 오픈한 은평점과 2014년 10월 출점한 월드타워점, 2011년 김포공항점 등은 모두 복합쇼핑몰 안에 입점했다.

롯데마트가 모처럼 대규모 단독 매장 형태로 진출하는 것은 인구 밀도가 높은 전략적 요충지인 서울 지역에서의 점포 수 확대를 노려서다.


롯데마트는 현재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 3개점을 포함해 서울 지역에서 경쟁사보다 다소 적은 15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서울 내 16번째 점포가 될 서울양평점이 들어서는 곳은 반경 3㎞ 안팎에 10여개의 대형마트가 자리한 그야말로 ‘마트 격전지’다. 반경 120m 내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 양평점이 있고 근접 상권인 반경 1.5㎞ 내에는 홈플러스 영등포점, 이마트 영등포점, 빅마켓 영등포점 등이 위치한다.

이에 롯데마트는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서울 서남부 상권에서 규모 및 채널 간 복합 시너지 효과 등 하드웨어 측면의 우위 선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새로운 방식의 차별화된 도심 매장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

◆1층, ‘도심의 숲’ 공간 구성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 어반포레스트 내부 조감도. /사진=롯데마트

우선 롯데마트는 대형마트의 가장 중요한 공간인 1층 전체를 편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숲 공간으로 꾸몄다. 

대부분의 대형마트 1층이 단순 판매 중심의 쇼핑 공간으로 운영되는 것과 비교하면 1층 전체를 고객의 '힐링 공간'으로 꾸민 것은 기존 대형마트와 확연한 차별점이라는 게 롯데마트의 설명이다. 

'어반 포레스트'(Urban 4 rest)로 이름 붙여진 해당 공간은 도심 속에서 '건강한', '자연과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는', '나의 스타일을 위한' 네 가지 휴식(Rest) 가치를 제공하며 도심 숲(Urban Forest)으로 읽힐 수 있도록 이름 붙였다. 매장 전체가 나무, 담쟁이 덩굴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중앙에 위치한 계단형 좌석은 바닥 높이를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곳에 앉아 스크린에 비치는 자연 풍경을 감상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휴식 공간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매장 내에는 대형마트 최초로 커피 전문점 '폴바셋'이 입점하고, 방송인 홍석천씨가 운영하는 '마이타이'(태국음식), 인도 요리 전문점인 '강가' 등이 배치됐다.

◆지하2층, 고기 구입부터 식사까지 ‘뚝딱’

1층에서 지하 2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2층에 도착하자 가로 5m, 세로 3m 가량의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움직이고 소리 나는 옥외 광고판)가 눈에 들어온다. 디지털 사이니지에서는 바다, 숲, 폭포 등 자연 풍경을 연상시키는 내추럴 영상이 송출된다. 이 또한 도심 속 휴식공간을 지향하는 매장의 콘셉트에 맞췄다는 설명이다.

지하 2층 수산 매장에 위치한 수족관 주변 ‘클린 클라스 스테이션’에서는 회를 뜨거나 참치 해체 작업 등을 고객이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스테이크 스테이션. /사진=박효선 기자

축산 매장에서는 기존 대형마트의 ‘원물 위주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스테이크 관련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테이크 스테이션’이라는 공간에서는 고기를 구매한 고객이 원하면 고기를 직접 구워준다. 구워준 고기를 매장에서 바로 먹으며 휴식을 취하거나 테이크아웃할 수 있다.
또한 마리네이드, 시즈닝 스테이크 등의 상품을 통해 집에서 프라이팬에 굽더라도 스테이크 전문점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매장 내 드라이 에이징(dry aging), 웻 에이징(wet aging) 전용 숙성고도 9대가 설치됐다.

가공식품 매장에서는 시리얼 전문존, 코코넛존 등 기존 대형마트에서 볼 수 없던 카테고리존이 운영된다.

웻 에이징(wet aging). /사진=박효선 기자

◆지하1층∙2층, 육아 ‘원스톱 쇼핑 플랫폼’ 제공

지하1층과 2층에는 육아에 관한 ‘원스톱 쇼핑 플랫폼’이 배치됐다. 지하 1층에는 유아식부터 유모차, 카시트까지 유아 관련 용품을 종합 취급하는 세계 최대 아기용품 전문매장인 베이비저러스(Babiesrus) 5호점이, 2층에는 세계 최대 장난감 전문 매장인 토이저러스(Toysrus) 40호점이 입점했다.
토이저러스 매장에는 주요 동선 상에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포토존이 설치됐다. 해당 장소에서 ‘롯데마트 AR’ 앱을 통해 엘사, 아이언맨 등 인기 캐릭터들과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또 무선 자동차, 드론 등을 직접 작동해볼 수 있는 시연 공간을 마련하고, 키덜트 존(Kidult Zone)에서는 키덜트 완구 매니아를 위한 1200여종의 키덜트 완구를 만날 수 있다. 

아울러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롯데마트의 특화 MD도 함께 들어섰다. 힐링을 테마로 한 ‘페이지 그린’ 매장은 고객이 쇼핑하다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데일리룩 스타일을 제안하는 ‘테’ 매장에서도 곳곳에 비치된 의자를 통해 여유로운 쇼핑이 가능하다.

홈인테리어 생활제안 매장인 ‘룸바이홈’에서는 프랑스 브랜드 조립가구, 친환경 침구 등을 선보인다. 주방용품 전문 매장인 ‘룸바이홈 키친’에서는 명품식기, 셰프용 주방용품 등을 판매한다. 

애완용품 전문 매장인 ‘펫가든’에서는 강아지 캠퍼스, 코고는 고양이 등 온라인 애견, 애묘 전문몰 상품을 취급한다.

이 밖에 언더웨어 특화 매장인 ‘보나핏’이 들어섰으며 국내 최대 가전 양판점인 ‘하이마트’와 키즈스포츠시설인 ‘챔피언’도 소비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서울 양평점은 쇼핑도 일로 여기게 된 상황을 극복하고자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것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고객이 편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