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미치루/사진=장동규 기자
스시미치루/사진=장동규 기자
'오마카세'(おまかせ)란 주문할 음식을 주방장에게 일임해 맡긴다는 뜻으로 주로 일식 스시 전문점에서 활용되는 서비스 형태다. 높아진 미식 수준으로 요즘의 소비자들은 음식을 즐기는 데 있어 맛과 식재료, 서비스 전반을 까다롭게 고려해 오마카세 음식점은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요소들을 갖고 있다.
질 좋은 식재료를 중심으로 소수의 고객에게 집중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스시 오마카세의 인기가 파생되어 정해진 메뉴가 있지 않고 그날그날 최상의 식재료를 활용한 코스 요리를 구성해 제공하는 형식 자체가 다양한 외식 분야에 접목되어 하나의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스시미치루

일식은 다른 분야에 비해 유난히 마니아층이 견고한 편이다. 특히 스시 전문점의 경우 대부분 카운터 석으로 이뤄져 고객과 셰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시집을 즐겨 찾는 이들 중에서는 자신의 음식과 세세한 취향을 알고 있는 자신의 이타마에(いたまえ,요리사)의 근무일을 맞춰 방문하거나 셰프를 따라 업장을 이동하는 일도 흔하다. 


최근 광화문으로 새롭게 이전하면서 스시 고수들의 발걸음도 함께 이동시킨 `스시미치루’의 이만 셰프는 까다로운 미식가들이 많은 여의도에서 장장 9년 동안이나 자리를 지켜온 내공을 기반으로 광화문에서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새 단장을 한 미치루의 하드웨어는 한층 정갈하고 고급스러워졌다. 들어서는 입구부터 드라마틱 하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따뜻한 우드톤이 진중한 남색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스시집의 상징과도 같은 다찌(たち)가 넓게 펼쳐져 있다. 식사를 즐기는 테이블의 폭이 넓어 쾌적할 뿐만 아니라 고객이 의자에 앉았을 때의 눈높이를 세심하게 고려해 제작되었다. 오마카세 스시 전문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셰프의 서비스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스시 미치루의 메뉴는 기본적으로 점심과 저녁 오마카세가 있다. 오너 셰프가 매일 새벽 직접 수산시장을 찾아 그날 사용할 식재료를 공수하며 재고를 남기지 않는 당일 소모를 원칙으로 한다. 매일 늦은 시간 영업이 끝나고 새벽 시장을 찾는 일이 고되면서도 같은 생선이라도 식재료의 품질은 매일 다르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고 당연한 듯 말하는 이 셰프의 스시에는 `성실함의 위대함’이 담겼다.


미치루의 런치 오마카세 메뉴는 구색을 위한 튀김이나 구이류 보다 스시의 네타(재료)의 상향에 집중했으며 보다 다양한 종류의 스시를 넉넉하게 맛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점심 오마카세 코스는 샐러드와 차완 무시(달걀찜), 죽으로 속을 달래면 뒤이어 14 종류의 생물 스시와 후토마키 또는 솥밥이 제공되며 식사 메뉴인 우동과 양갱 디저트로 식사를 마무리한다.

저녁 오마카세 코스는 더욱 풍성한 초밥과 함께 사시미가 제공되며 히든 메뉴로 사전 예약 시 고객과의 협의에 따라 사시미 코스를 원하는 대로 구성해주기도 한다. 모든 메뉴의 조리는 효율성과 타협하지 않고 하나부터 열까지 즉석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확한 숙성 시간을 지키고 갓 지은 밥으로 식감과 초향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최상의 맛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이만 셰프가 말하는 `기본’이지만 이 기본을 지킨 초밥을 맛보는 일은 너무나 어렵기에 더욱 귀한 초밥이 아닐 수 없다. 

날이 쌀쌀해지니 생선과 해산물들은 더욱 기름지게 맛이 올랐다. 지금 시즌에는 석화와 패류, 도미가 제맛이다. 광화문 스시 미치루에서 `가득 찬’ 겨울 바다의 맛을 느껴보자. 

위치 5호선 광화문역 2번출구 대한민국 역사 박물관 뒤, 이마빌딩 지하 1층 / 메뉴 런치 오마카세 6만원, 디너 오마카세 10만원 / 영업시간 (런치)11:30-14:30(1,2부제) (디너)17:30-21:30 / 전화 02-761-4090

◆스시선수

/사진=스시선수
/사진=스시선수
스시의 격전지라 할 수 있는 도산공원 인근 호림아트센터에 자리한 스시 전문점. 신라호텔 아리아께와 스시 초희의 초창기를 함께한 최지훈 셰프의 공간이다. 스시 오마카세를 즐기며 그날의 메뉴나 재료에 대해 셰프와 소통을 하기를 원한다면 카운터 석을 추천한다. 모임이나 접대를 할 수 있는 아늑한 프라이빗 룸도 마련되어 있다. 점심 스시 세트는 가성비가 좋아 인기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1-16 호림아트센터 2빌딩 M층 / 점심 스시세트 6만5000원, 저녁 오마카세 20만3000원 / (런치) 12:00-15:00 (디너)18:00-22:00 / 02-514-0812

◆스시산원경

[맛집로드] 메뉴판 없이 셰프 맘대로
광화문에 위치한 미들급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 점심과 저녁 두 개의 코스만 선보이고 있다. 삼성동 스시 산원의 세 번째 브랜드이기도 하다. 코스 구성은 구색을 위한 튀김, 조림 등의 메뉴를 빼고 스시에 집중했다. 선호하는 부위나 어종이 있다면 예약 시 미리 확인하거나 특별 요청도 가능하며 산지에서 직송한 자연산 수산물들과 수산시장에서 직접 공수한 식자재들로 최상의 오마카세를 제공한다. 
서울 종로구 내수동 75 용비어천가 지하 1층 120호 / 메뉴 런치 스시오마카세 5만원, 디너 스시오마카세 8만원/ (매일)12:00-22:00(예약제) / 02-733-7770

◆스시화정

시청역 인근 북창동 먹자골목 내에 자리한 스시 전문점. 생선 본연의 맛과 네타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은 기본이며 다양한 숙성, 토핑, 양념의 조합을 통해 특색 있는 후쿠오카 식 창작 초밥을 선보이는 곳. 스시 화정에서 선보이는 메뉴는 런치, 디너 모두 합쳐 5종의 오마카세 코스로 꾸려져있으며 스시 외에 더욱 다양한 일식 요리를 함께 즐기고 싶다면 사시미 코스를 추천한다. 최상급 재료를 사용하지만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콜키지 프리로 운영되는 점도 메리트다.

서울 중구 북창동 12-4 / 런치 화정코스 4만5000원, 디너 스시오마카세 9만원 / (런치) 11:40-14:20 (디너)18:00-22:00 / 02-757-7766

☞ 본 기사는 <머니S> 제623호(2019년 12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