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XM3. /사진=이지완 기자
르노삼성 XM3. /사진=이지완 기자
2020년 3월 르노삼성자동차가 회사의 미래를 이끌 XM3를 선보였다. 2016년 9월 QM6 이후 3년 반만에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완전 신차다.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와 95% 동일하다.지난 6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사전계약 대수는 6500대를 돌파했다. 초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오랜 기간 르노삼성의 신차를 기다려온 고객들이 응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르노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XM3의 매력은 뭘까.
◆르노-다임러 합작, Tce260엔진

서울웨이브아트센터를 출발해 경기도 남양주 다산 정약용 생가 인근을 돌아오는 약 80km 왕복 코스를 XM3와 함께 했다. 시승차는 르노삼성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Tce260 모델의 최고 트림인 RE 시그니처다.

Tce260엔진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다임러가 함께 만들어낸 차세대 엔진이다. 독일 게트락사의 7단 DCT가 맞물려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의 힘을 발휘한다. 전 트림에 패들 시프트가 기본 적용돼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주행을 시작하자 XM3는 “나 터보엔진 달린 차야”라고 소리쳤다. ‘우우웅~’ 터보엔진 특유의 강력한 소리가 귀를 자극했다. 1200rpm까지는 전자제어장치의 개입으로 가속감이 떨어지지만 이후에는 쏜살 같이 달려 나간다. 고속도로에서 XM3는 한 마리의 야생마처럼 거침이 없다. 운전하는 재미가 충분히 있는 차다. 브레이크 응답성은 준수한 편이다. 차체가 높은 탓에 롤링은 다소 있는 편이다.
르노삼성 XM3 측면. /사진=이지완 기자
르노삼성 XM3 측면. /사진=이지완 기자
◆하차감 보장합니다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헤드라이트와 커다란 휠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부드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이 XM3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완성한다. 국산차에서 보기 어려웠던 쿠페형SUV다. 국내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삼각별’ 메르세데스-벤츠의 GLC 쿠페를 떠올리게 한다.
뒷모습은 QM6와 매우 흡사하다.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중앙으로 길게 이어진다. 그 사이에는 르노삼성의 태풍 로고가 자리잡고 있다. 완전히 이어졌으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본다. 크롬으로 테두리를 감싼 머플러팁은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능내역 주변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시승 중 잠시 차량을 정차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여성과 손을 잡고 걷던 철길을 걷던 한 남성이 XM3로 고개를 돌렸다. 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타러온 한 남성도 XM3를 한동안 바라봤다. 
르노삼성 XM3 실내. /사진=이지완 기자
르노삼성 XM3 실내. /사진=이지완 기자
◆겉모습 만큼 알찬 속

XM3의 크기는 전장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 휠베이스 2720mm다. 동급으로 분류되는 스포티지, 투싼 등과 비교하면 XM3가 85mm 정도 더 길다. 실내공간 구성을 결정하는 휠베이스 역시 투싼, 스포티지와 비교해 50mm 정도 앞선다.
실내는 국산차에서 보기 어려웠던 세로형 9.2인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이 눈에 띈다. T맵 기반의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 거치대를 별도로 구매할 필요가 없게 한다. 화면 조작 시 터치감은 살짝 아쉽지만 그 외는 준수하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T맵 내비게이션 화면을 연동할 수 있어 편하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기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총 8가지 색상으로 구성됐다.

2열은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지만 거주성은 준수한 편으로 생각된다. 한가지 아쉽다면 2열 에어벤트와 맞닿는 부분의 바닥이 볼록하게 솟아 있다는 점이다. 2열에 3명이 앉기에 부담스러운 이유다. 장기간 탑승할 경우 안정적인 승차감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후륜 서스펜션이 승차감 부분에서 혹평을 받아온 토션 빔이기 때문이다. 카시트 탈·부착은 용이하다. 트렁크 용량은 동급 최고 수준인 513ℓ다. 트레일블레이저와 비교하면 40ℓ 이상 더 넓다.
르노삼성 XM3 2열 폴딩 모습. 차박을 한번 해봐도 될 것 같다. /사진=이지완 기자
르노삼성 XM3 2열 폴딩 모습. 차박을 한번 해봐도 될 것 같다. /사진=이지완 기자
◆완벽한 XM3를 2% 부족하게 만드는 요인

하차감을 담보하는 화려한 디자인과 1.3터보엔진에서 나오는 주행감 그리고 편안한 길 안내를 돕는 T맵까지. 2000만원대 차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엄지를 치켜세워줄 만한 것이 사실이다.
완벽할 것 같은 XM3지만 이 차 역시 단점은 있다. 세상에 완벽한 차는 없다. 앞서 언급한 초반 가속 시 문제 외에도 다소 아쉬운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전동식 트렁크의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르노삼성은 제품 라인업 중 XM3에 처음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탑재했다. 차간 거리 유지, 속도제어 등은 생각보다 괜찮다.


하지만 차선 이탈 방지 기능만 적용된 것은 아쉽다. 차량이 차선 중앙을 인지하지 못해 지그재그 주행법을 구사한다. XM3에는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EPA)과 360° 주차 보조 시스템이 탑재돼 차선 중앙 유지 기능도 충분히 탑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 그럼에도 차선 중앙 유지 보조 기능이 빠진 것은 아쉽다.

전동식 트렁크가 없다는 점은 XM3를 2% 부족한 차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다. 이 기능은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다. 경쟁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에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이 적용돼 비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