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석유시설. /사진=로이터
사우디 아람코 석유시설.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이 예멘 반군의 위협을 받으면서 국내 정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예멘 반군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주 라스타누라의 아람코 석유시설을 향해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와 관련 사우디 당국은 라스타누라의 유류 저장소에 바다로부터 날아온 드론 공격을 받았으나 드론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에 파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시설 등 재산·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원유 시장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후티 반군의 공습을 받은 라스타누라는 세계 최대 정유공장과 해양 석유적재시설이 밀집한 곳이여서 사우디의 원유공급량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9년 9월에도 후티 반군이 사우디 최대 유전지대인 아브카이크와 인근 쿠라이스를 드론과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면서 사우디가 일일 원유생산량을 일시적으로 절반 이하로 줄여 국제유가가 요동친 바 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중 전장대비 1.6% 오른 70.65달러를 기록해 2019년 5월19일 이후 처음으로 70달러선을 돌파했다. 

수급 문제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중동발 불안이 고조되는 것은 국내 정유사들에게도 악재다. 

세계 경기가 좋아지고 석유 수요가 늘어나 원유 가격이 상승할 경우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등 원가를 뺀 것)이 올라가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반면 공급 불안으로 유가가 오를 경우 정제마진도 같이 축소된다. 아울러 일회성 이슈로 오른 유가는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커 정유업계에 리스크로 작용한다. 

국내 정유업계는 올해 1분기부터 정제마진 회복 등으로 흑자전환을 점치고 있던 상황인 만큼 중동발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정제마진은 미국발 석유제품 차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이슈가 맞물리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첫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2.3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지난해 3월 셋째주 이후 마이너스와 1달러대를 오간 것을 고려하면 회복세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충격이 크지 않지만 예맨이 사우디의 석유시설을 다시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원유가격이 더욱 오를 수 있다"며 "사우디와 예맨의 대립 악화로 석유시설에 실제 타격이 가해지면 공급 차질도 빚을 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