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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박모씨(33)는 최근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고 있다. 밤부터 새벽까지 잡은 모기만 여러 마리다. 수시로 모기약을 뿌렸지만 큰 효과를 볼 수 없었다. 박씨는 "여름에 없던 모기가 가을에 기승을 부려 잠을 설치기 일쑤다"고 했다.
흔히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고 말한다. 여름이 지나 모기가 힘을 못쓴다는 이야기인데 최근 몇년간 여름보다 가을에 기승을 부려 옛말이 된 셈이다.
가을에 모기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은 날씨 때문이다. 통상 모기는 더울수록 개체수가 늘어나고 활동이 왕성해진다. 하지만 32도가 넘으면 오히려 개체 수가 감소한다. 모기의 적정 활동 온도는 27도이기 때문이다.
즉 여름에는 폭염으로 인해 모기의 서식 환경이 무너져 개체 수가 줄고 번식하기 좋은 기후 여건이 갖춰지는 가을에 개체 수가 늘어나는 것이다.
가을 모기를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가을이 모기의 산란기여서다. 모기는 산란기가 되면 알을 낳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더 많은 피를 섭취한다.
모기는 흡혈 과정에서 간지러움을 유발하는 히루딘 성분을 분비하는데 흡혈량이 늘어날 수록 히루딘의 양도 증가한다. 가을 모기에 물렸을 때 더 간지럽고 붓기가 오래 가는 이유다 .
가을 모기의 주 개체가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일본뇌염을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소형모기다. 일반적으로 매년 6월 남부지역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한반도 전역으로 퍼진다. 7~9월 밀도가 높아지고 10월말까지 관찰된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빨간집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인체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증상은 급격하게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고열, 두통, 무기력 혹은 흥분상태 등이 나타나고 병이 진행되면서 중추 신경계가 감염돼 의식장애, 경련, 혼수 증상이 나타나고 사망에 이르게 된다.
가을 모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야외 활동 시 밝은 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의 옷을 입어 피부노출을 최소화하고 모기가 흡혈하지 못하게 품이 넓은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가정 내에서는 방충망이나 모기장을 사용하고 캠핑 등으로 야외 취침을 할 경우 텐트 안에 모기 기피제가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