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사진=현대제철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이 수요 부진, 전기료 인상, 고환율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부담까지 더해지며 하반기 경영실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진다.

전방산업인 건설시장이 경색되면서 현대제철의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주도하는 금리 인상으로 건설 경기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 은행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중단하기 시작했고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건설 업체들이 분양과 착공을 연기하면서 봉형강 수요도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전기로를 사용하는 현대제철의 원가 부담은 늘었다. 한전은 이달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11.7원 인상하기로 했다. 여기에 기준연료비 잔여 인상분을 더하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폭은 킬로와트시(kWh)당 16.6원까지 늘어난다. 현대제철이 추가로 납부 해야 하는 전기요금은 1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지만 고환율과 시차 등으로 당장 현대제철이 원가 부담을 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원자재 가격은 내려갔지만 3분기에 바로 영향을 주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 경기 침체와 고환율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이 확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중단 리스크도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제철 4개 지회(당진·인천·포항·당진하이스코)는 사측과 임금단체협약 및 성과급 지급을 놓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 5월2일부터 146일 동안 당진제철소 사장실과 공장장실 점거 농성을 벌였다. 지난 9월24~25일에는 당진제철소 후판·특수강 공정 조합원에게 쟁의 지침을 내리고 하루 8시간씩 파업을 진행했다. 같은 달 28일엔 현대제철 협력사 노조가 총파업에 나서면서 울산공장의 강관 및 경량화 제품 생산이 24시간 동안 멈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현대제철의 매출액은 6조8045억원으로 전 분기(7조3810억원)보다 7.8% 하락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21억원에서 5117억원으로 37.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