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실적 착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사진=미래에셋생명
보험업계에 실적 착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사진=미래에셋생명


올 1분기 들어 보험사들이 연이어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전년대비 1.8배 급증한 순이익을 공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도 보험사들의 기초체력은 비슷하지만 회계기준 변경으로 순익이 급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도 새 회계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미래에셋생명은 IR(기업설명회)을 통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세전 기준)은 13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배(8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손익은 43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했으며 937억원의 투자손익을 달성했다.


올 1분기 실적 개선과 관련해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2016년부터 보장성 보험으로 대표되는 고수익 상품군과 안정적 운영수수료가 발생하는 변액보험의 투트랙 전략을 펼쳐왔다"며 "10년납 중심의 저해지 종신, 변액종신 및 "헬스케어 건강생활보험"과 같은 고수익 건강보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해 실적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2023년 3월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CSM(계약서비스마진)은 2조70억원이다. 이 중 신계약 CSM이 572억원, 보유 CSM에서 사망, 건강, 변액사망 등 보장성 보험의 비중이 80%이다.

CSM은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실현될 미래 계약 가치로 보험사의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주요 지표다. 미래에셋생명의 K-ICS(신지급여력비율)는 연결기준으로 220%다. 미래에셋생명은 향후 주된 경영전략 방향으로 K-ICS 비율 목표를 180%~220% 수준으로 관리하여 IFRS17제도 안정화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도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공개하면서 보험권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자율성을 높인 IFRS17(새 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얻을 미실현 이익을 평가한 값이다.

보험사는 CSM을 계약 시점에 부채로 인식하고 계약 기간 동안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IFRS17을 계기로 각 사의 회계 기준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1분기 실적 발표 전후로 보험업계에서는 일부 보험사가 자의적 가정을 활용해 CSM을 과대 산출하고 이익을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생명보험업계 경우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연결 지배주주 당기 순이익은 706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63.4% 급증했다. 삼성생명의 1분기 보험서비스 순익은 3837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2% 감소했으나 투자 서비스 순익은 지난해 1분기 2769억 적자에서 올해 1분기 2992억원 흑자 전환했다. 1분기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 규모는 8460억원이었으며 올해 연간 3조원에서 3조5000억원 정도의 신계약 CSM 유입을 전망했다.

교보생명도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50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5% 증가했으며 NH농협생명도 1분기 순이익이 11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7% 급증했다.

새 회계기준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면서 금융당국은 실적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된 DB생명보험 등 보험사 4곳에 대한 수시검사에 착수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IFRS17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