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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올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로 대출이자가 오르며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이 늘었지만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며 이자비용이 덩달아 늘어난 영향이다.
업계는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여건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를 내놓고 있지만 최근 수신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전환된 데다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업계의 고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정보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 5곳(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378억원으로 전년동기(1711억원) 대비 1350억원(77.9%) 급감했다.
이 기간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순이익은 37억원으로 전년 동기(901억원) 보다 864억원(95.89%) 줄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72억원에서 13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5억원(20.35%), 웰컴저축은행은 270억원에서 81억원으로 189억원(70%) 각각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은 1분기 2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을 면치 못했다.
주요 저축은행 가운데 실적이 늘어난 곳은 OK저축은행이 유일하다. OK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3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전년동기(267억원)와 비교해 109억원(40.82%)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 자체를 못한 건 아니다.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속 대출이자가 오르며 이자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뛰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이자수익으로 3790억원을 벌었는데 이는 1년 전(3129억원)과 비교해 661억원(21.1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1072원에서 1485억원으로 38.53% 늘었고 웰컴저축은행은 1398억원에서 1622억원으로 이자수익이 1년 새 16.02% 증가했다. 주요 저축은행 5곳의 이자수익 총합은 지난해 1분기 987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1840억원으로 20% 가량 늘었다.
문제는 이자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인상하며 수신자금 확보 전쟁에 몰두했다. 그 결과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이자비용은 1534억원으로 1년 전(634억원)과 비교해 900억원(141.96%) 늘었고 OK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 1년 전(552억원)의 2배가 넘는 1483억원의 이자를 냈다.
와중에 연체율도 악화되고 있어 고민거리다. SBI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연체비율은 1년 전 2.69%에서 올해 1분기 4.04%로 1.35%포인트 올랐고 페퍼저축은행은 4.26%에서 5.26%로 1년 새 1%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저축은행업계는 향후 영업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예금금리 안정화 등 불안정성 해소 및 충분한 손실흡수여력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영업실적이 호전돼 예년과 같이 안정화 추세로 전환될 것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