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게재 순서
①'대기업 복귀' 한솔그룹, 실적 악화 직격탄…미래 먹거리 필요
②'꾸준한 배당' 한솔홀딩스·한솔제지… 경영권 승계 앞둔 한솔케미칼
③'범삼성家' 한솔그룹, 찬란한 영광 재현 필요
①'대기업 복귀' 한솔그룹, 실적 악화 직격탄…미래 먹거리 필요
②'꾸준한 배당' 한솔홀딩스·한솔제지… 경영권 승계 앞둔 한솔케미칼
③'범삼성家' 한솔그룹, 찬란한 영광 재현 필요
올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한솔그룹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선 미래 먹거리 발굴이 필요하지만 과거 주요 사업에 실패한 경험이 많은 탓에 섣불리 나서지 못한다. 그나마 태양광 사업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히지만 다른 회사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
'범삼성家' 한솔, 외상·재고 증가로 대기업 복귀… 조동혁·조동길 회장 체제
|
한솔그룹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77위)에 속하면서 재계 주목을 받고 있다. 2018년 이후 5년 만의 대기업집단 복귀다. 한솔그룹은 2013년부터 공시대상 기업집단(당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리조트 오크밸리 매각 등으로 자산총계가 5조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2019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올해는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증가로 자산총계가 5조4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범삼성가인 한솔그룹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장녀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아들들이 경영하고 있다. 이 고문 장남인 조동혁 회장이 한솔케미칼, 삼남인 조동길 회장이 지주회사 한솔홀딩스를 이끌고 있다. 한솔그룹 핵심 회사는 산업용지·인쇄용지 등을 판매하는 한솔제지, 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한솔케미칼, 전기·전자 부품, 태양광 모듈을 주로 다루는 한솔테크닉스다.
한솔그룹은 하나의 대기업집단으로 묶이지만 조동혁 회장과 조동길 회장이 각각 회사를 운영하는 이원화된 체제다. 한솔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그룹 내 영향력이 큰 것은 삼남 조동길 회장이다. 조동길 회장이 최대주주(17.2%)로 있는 한솔홀딩스가 그룹 내 핵심 회사를 지배했다. 한솔홀딩스가 보유한 핵심 회사 지분은 ▲한솔제지(30.5%) ▲한솔홈데코(23.3%) ▲한솔테크닉스(20.3%) ▲한솔로지스틱스(21.4%) ▲한솔PNS(46.1%) 등이다. 이 회사들이 문경에스코, 한솔모두의봄, 한솔아이원스, 한솔티씨에스, 한솔비에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
조동혁 회장은 한솔케미칼 지분 11.7%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 것에 그친다. 한솔케미칼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2.0%)이며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6.1%), VIP자산운용(5.0%) 등이 5% 이상 주주다. 그 외 눈여겨볼 주주는 조동혁 회장의 장녀 조연주 부회장(1.4%), 차녀 조희주씨(0.7%), 아들 조현준씨(0.7%)다. 한솔케미칼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는 ▲테이팩스(45.3%) ▲솔머티리얼즈(63.0%) ▲HS머티리얼즈(90.0%) ▲바이옥스(51.0%) 등이다.
PCS·오크밸리 실패 여파(?)… 신규 사업 지지부진
|
한솔그룹 올해 1분기 경영 성과는 좋지 않다. 한솔홀딩스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 동기(48억원)의 4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한솔제지와 한솔케미칼은 영업이익이 각각 69.3%(246억→ 78억원), 35.5%(541억→ 349억원) 줄었다. 한솔테크닉스 영업이익이 56%(107억→ 167억원) 늘었으나 그룹 실적 상승을 이끌긴 역부족이다. 실적 악화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6월2일 3455원이던 한솔홀딩스 주가는 올 6월 초 3000원대 초반까지 10% 넘게 떨어졌다. 한솔케미칼은 같은 기간 25만6000원에서 23만5000원 안팎으로 8% 정도 내렸다.
주가 반등을 위해선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실적 개선이 필요하지만 요원하다. 과거 개인휴대통신(PCS)과 오크밸리 리조트 사업에 실패한 뒤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한솔그룹은 한솔PCS를 통해 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한국통신프리텔(현 KT)에 사업권을 내줬다. 오크밸리 리조트 사업도 부진을 겪으면서 2019년 HDC현대산업개발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오크밸리 리조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골프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다.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솔테크닉스가 주목되지만 업계 내 영향력은 미미하다. 한솔테크닉스는 미국 내 공장이 없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제공하는 생산세액공제(AMPC)를 받지 못한다. 경쟁 업체인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한화큐셀)이 올해 1분기에만 229억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본 것과 대조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미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은 그룹의 장기 방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구성원 모두가 떠올릴 수 있는 비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