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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에코프로 그룹, 동반 주가 하락… '쪼개기 상장' 부메랑 됐다
②에코프로 그룹, '머티리얼즈' 이어 '이노베이션'도 상장하나
③고평가 vs 더 간다…에코프로 그룹 향한 엇갈린 시선
①에코프로 그룹, 동반 주가 하락… '쪼개기 상장' 부메랑 됐다
②에코프로 그룹, '머티리얼즈' 이어 '이노베이션'도 상장하나
③고평가 vs 더 간다…에코프로 그룹 향한 엇갈린 시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최근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에코프로 그룹 핵심 자회사들이 추가 상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전기차 전환 속도 둔화로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며 자회사들의 실적이 악화한 탓이다.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IPO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이다.
비상장 자회사 '실적 악화' 본격화… 전망도 '먹구름'
2차전지 전구체(양극재의 전 단계)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달 17일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IPO 과정 중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이 17.2대 1로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 이에 상장 철회 가능성도 언급됐으나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하단(3만6200원)으로 낮춰 IPO를 완주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번 IPO를 통해 총 4192억원가량의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해당 자금은 ▲시설자금 3116억원 ▲운영자금 1040억원 ▲기타 37억원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이어 에코프로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추가 상장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업을 통해 번 돈으로는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어려워서다. 올 3분기 지주사 연결이익에서 상장 자회사 이익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76억원이었다. 개별 공시가 없었지만 비상장 자회사들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연결이익에서 상장 자회사 이익을 뺀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각 분기마다 ▲611억원 ▲630억원 ▲444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고금리 기조 속 주요 국가 성장률 둔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구체·양극재·배터리·전기차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수요부진이 예상된다. 매출성장 둔화와 함께 재고자산 관련 비용 증가 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에코프로는 올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4분기에는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사업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전기차 밸류체인 사업의 핵심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존속이 불확실한 것도 우려를 더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27일(현지시각)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집회에서 "취임 첫날 IRA부터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지우는 동시에 화석 연료 사용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2~4%포인트 앞선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의무 IPO 조항… 상장은 시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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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에 나설 에코프로 그룹 내 자회사로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거론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을 생산하는 곳이다. 리튬화합물 제조 및 가공기술을 개발, 초고순도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의 분쇄·가공·전극 첨가제인 리튬니켈산화물을 제조·공급하고 있다. 저순도 탄산리튬으로부터 배터리급 수산화리튬을 제조하는 공정기술을 통해 폐리튬 리사이클 기술 등도 확보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시설자금 2286억원, 운영자금 1714억원 등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지난 7월 공시했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프리미어 성장전략 엠앤에이 3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이이엠엠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 등 국내외 사모펀드(PEF)다. 유상증자 후 일정 기간 안에 IPO를 완료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계약에 포함돼 있어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상장은 시간문제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상장 시 지주회사인 에코프로의 기업가치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사업회사가 상장하면 지주사(또는 모회사)보다는 사업회사에 직접 투자하려는 주주들이 늘어난다. 실적 개선 등으로 인한 주가 상승 수혜를 직접 누릴 수 있어서다. 주주들의 투자금이 사업회사에 몰리는 만큼 지주사(또는 모회사) 주가는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LG화학 주가는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기 6개월 전인 2021년 7월 80만원대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50만원대 안팎에 거래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상장 일정이 구체화되지는 않았다"며 "지주사 디스카운트(할인) 우려를 없애기 위한 에코프로 주가 부양 계획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내년도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그때 주가 부양 계획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