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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의료 공백으로 전공의의 일부 업무를 대신하는 것에 대해 간호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현재 전공의들이 떠난 의료 현장에서 정부가 추진한 '시범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진료보조(PA) 간호사는 의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간호사 단체는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PA 간호사가 의료 현장에 투입되는 일이 발생한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1900명 이상의 PA 간호사를 추가로 증원할 계획이다.
PA 간호사 업무 확대 시범사업과 관련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6일 오전 호소문을 내고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의 고충이 심각하다"며 "98개 의사 업무 중 9개를 제외한 89개 의사 업무를 간호사 업무로 조정하면서 PA 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량과 불법의료행위로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반 간호사가 PA 간호사 업무를 맡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아무런 교육받지 않은 일반 간호사들이 하루 아침에 PA 간호사가 되어 의사업무를 대신하고 있다"며 "고도의 경험과 숙련이 필요한 중환자실에 충분한 교육·훈련을 받지 못한 일반 간호사를 투입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진료 정상화보다 더 시급한 건 없다"며 "의사는 조건없이 의료현장에 복귀하고 의대 교수는 집단 사직 철회해 조속히 진료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6일 오후 브리핑에서 '진료지원 간호사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PA 간호사가 1900명 이상 추가로 증원될 예정이다. 현재 PA 간호사로 활동하는 인력은 약 5000명으로 이달 말 종합병원 332곳 대상으로 한 조사까지 마치면 증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PA 간호사 증원 계획에 대해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머니S에 "지금 PA 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맡는 건 시범사업이라하더라도 의료법상 불법"이라며 "적절한 기준 없이 간호사들의 업무만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PA 간호사는 의사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저렴하게' 탄생했다고 생각한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숫자만 무작정 늘리는 건 옳은 방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사라는 고래 싸움에 국민과 간호사라는 새우등이 터졌다"며 "정부와 의사 갈등에 간호사들이 이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