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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된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이 전·현직 동료 등에게도 수면제 대리 처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채널A에 따르면 경찰은 오재원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고 전신마취제 등을 불법 구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리처방에는 오재원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과 학부모,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등이 연루됐다.
특히 전 야구 국가대표 A씨는 "지난해 오재원으로부터 '몸이 너무 아프다. 도와달라'는 내용의 연락이 왔다"며 "(오재원이) 병원 주소를 찍어주며 '그곳에 가면 약을 처방해줄 것'이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오재원이 A씨에게 처방을 부탁한 약은 불면증 치료에 쓰이는 약이다. 과다 복용하면 중독 가능성이 있어 28일(4주) 내에 2회 이상 처방받을 수 없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오재원은 A씨뿐만 아니라 후배 야구선수한테도 대리처방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오재원이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를 불법 구입해 투약한 정황도 포착했다. 오재원이 마약류를 구입한 경로를 파악하고 공급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재원이 혐의를 대체로 시인하고 있다"며 "검찰 송치 전 조금 더 보완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재원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대리처방 혐의를 받는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여성의 신고로 경찰서에 임의동행해 간이시약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을 받아 귀가했다. 경찰은 이후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포착해 지난 19일 오후 오재원을 긴급 체포했고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21일 "오재원이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