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재산분할 판결이 다른 재벌가들의 이혼소송에 미칠 여파에 재계가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단위 재산분할 판결이 다른 재벌가들의 이혼소송에 미칠 여파에 재계가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태원-노소영의 이혼소송 2심 결과로 결정된 재산분할 금액이 1조원을 넘겨 세간의 관심을 모은다. 재산분할로 조 단위 액수가 나온 이번 판결이 다른 재벌가 이혼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혼 소송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배우자의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을 했는지도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1조3808억원의 재산을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분할하고,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의 '정치적 영향력'과 '내조 및 가사노동'이 SK 경영 활동을 비롯해 자산 형성 및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관은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쓰면 최 회장을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판결은 마이크로소프트(MS) 및 아마존 창업자 이혼 사례 판결과 유사하다. 2021년 8월 이혼 절차를 마무리한 빌 게이츠 MS 창업자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부부, 2019년 결혼 생활을 정리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매켄지 스콧 부부 등도 조 단위의 재산분할이 이뤄졌다.

빌 게이츠나 제프 베이조스 부부가 결혼 이후 회사나 재단 등을 공동 창립해 운영하며 재산을 함께 늘려 왔다는 점에서 배우자에게도 상당한 규모의 재산분할이 결정됐다.

베이조스는 25년간 결혼 생활을 한 아내 매켄지 스콧에게 자신이 가진 아마존 지분 25%와 위자료를 합쳐 모두 383억달러(약 53조원)를 지급했다. 게이츠 부부의 재산분할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들이 이혼을 접수한 워싱턴주 법원은 재산분할 비율 5대 5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혼 당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순자산은 약 1520억달러(약 210조원) 규모였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이사회 의장. /사진=머니투데이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이사회 의장. /사진=머니투데이

현재 이혼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국내 9위 부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최고비전제시책임자)와 아내 이모씨 부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권 CVO의 배우자 이씨는 2022년 11월 이혼청구소송을 제기하며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의 절반을 요구했다. 권 CVO와 이씨 부부는 2002년 5월 결혼해 6월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두 사람의 이혼 사유에 대한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달 발표한 '2024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권 CVO를 9위로 꼽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권 CVO의 재산은 약 35억달러(약 4조8000억원)다.
정몽익 KCC 사장. /사진=머니투데이
정몽익 KCC 사장. /사진=머니투데이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과 롯데가 최은정씨 부부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정 회장은 2015년 사실혼 배우자인 A씨와 결혼식을 올려 '중혼' 논란을 빚었다. 정 회장은 두 번의 이혼 소송 끝에 2022년 9월 본처인 최씨와 합의 이혼했는데, 최씨가 두 번째 소송에서 재산분할로 정 회장 측에 약 1120억여원을 요구했다. 정확한 합의금은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