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건설이 알짜 공공택지 전매 등 총수 2세 기업 부당지원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다투는 행정소송의 결론이 임박했다. 앞서 유사 사건으로 소송을 제기한 호반건설이 공정위 판단을 뒤집고 일부 승소한 판례가 있어 대방건설도 관련 과징금을 상당부분 감면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은 대방건설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 청구소송의 변론을 지난달 종결, 이날(22일) 판결을 선고한다. 지난해 11월 과징금 일부 취소가 확정된 호반건설 사건에서 전매 행위 자체는 위법이 아니라는 판단이 나온 만큼 이번 소송도 유사한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대방건설은 지난해 2월 계열사 간 공공택지 전매 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약 205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 고발 조치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방건설은 2014년11월부터 2020년3월까지 '벌떼입찰'로 확보한 2069억원 상당 공공택지 6개를 대방산업개발 등 자회사 5곳에 전매했다. 벌떼입찰은 공공택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편법 입찰하는 행위다.
공정위는 이를 부당지원 등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방건설은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같은 해 5월 과징금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대방건설은 소송 과정에서 호반건설 판례를 핵심 방어 논리로 제시해왔다. 호반건설은 2023년 공정위로부터 계열사 지원과 사업기회 제공을 통한 부당 내부거래를 이유로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받았으나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전체의 60%인 365억원 취소 판결이 확정됐다. 공공택지를 공급가로 전매한 행위 자체는 부당지원이 아니라는 게 법원 판단이다.
법조계는 이번 소송 역시 개별 행위의 위법성과 이익 귀속 구조가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호반건설 사례에서 법 위반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행위에 대해 과징금 취소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전민재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는 "공공택지를 공급가와 동일한 가격으로 전매했다면 과징금 취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공급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이익을 남겼다면 호반건설 사례와 달리 취소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익이 총수 일가나 특정 지배 회사로 과도하게 집중됐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수 2세 부당지원 논란… 공공택지 전매 위법성 촉각
법원은 호반건설 사건에서 공급가 전매와 입찰신청금 무상대여는 적법하다고 봤지만 대규모 무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일부 공사 이관 등 신용·위험 이전 행위에 대해서는 부당지원을 인정했다. 업계는 이러한 판단 논리가 대방건설 사건에도 적용될 경우 과징금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대방건설은 낙찰받은 공공택지를 가족 계열사인 대방산업개발에 높은 가격에 전매해 개발이익을 편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판결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지목된다.
대방산업개발 등 자회사 5곳은 전매받은 6개 택지 개발을 통해 총 1조6136억원의 매출과 25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대방산업개발 전체 매출의 57.36%에 해당하며 자회사 5곳의 매출 전부를 차지한다. 대방산업개발은 이들 택지에서 발생한 시공 실적을 바탕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151계단(2014년 228위→2024년 77위) 급상승했다.
오는 3월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과 구찬우 대방건설 사장의 형사재판 공판도 예정돼 있어 사법 리스크는 여전하다. 검찰은 지난해 상반기 구 회장 부자와 대방건설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구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호반건설과 사건 쟁점이 동일하고 대법원 선고까지 완료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방건설은 구 회장의 아들인 구 사장이 지분 72%를 보유했다. 대방산업개발은 구 회장의 장녀 구수진 씨가 지분 50.01%를 갖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대방건설은 대방산업개발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거나 개발할 택지가 부족한 시점에 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공공택지를 전매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