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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은 인터넷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올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이 2%대로 내려온 반면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금리 하단은 3%로 집계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21일 기준 연 2.940∼5.445% 수준이다. 약 한 달 보름 전 5월3일(연 3.480∼5.868%)과 비교해 상단이 0.423%포인트, 하단이 0.540%나 낮아졌다.
앞서 19일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신한주택대출)의 5년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아파트·주택구입) 하단이 2.98%를 기록했고, 20일 2.95%를 거쳐 21일 2.94%까지 더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5년 고정금리+변동금리) 금리와 주기형 고정금리도 2%대(2.99%)에 진입한다.
2%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내부 시계열 통계에서 각 2021년 8월 말(2.92%) 이후 약 2년 10개월만, 2021년 3월 4일(2.96%) 이후 약 3년3개월 만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간 것은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인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19일 3.451%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0일 3.772%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0.3%포인트 이상 내렸다.
반면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3% 중반대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는 연 3.561~5.087%, 변동금리는 연 4.007~6%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42~5.57%, 변동금리는 연 3.57~5.99%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도 금융채 5년물을 지표로 사용한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던 이전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올해 초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가 도입되자 인터넷은행들은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인기몰이를 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확대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인가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보다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에 문턱을 높이는 모습"이라며 "금융당국이 올해 초 주택담보대출 체질 개선을 이유로 은행권에 고정형 대출 비중을 30%까지 맞춰달라고 주문해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