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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설립 소식으로 국내 이커머스 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업계는 합작법인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알리바바 출신 정형권 G마켓 대표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26일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2025년 합작법인(조인트 벤처)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운영은 현행대로 각자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파트너십 결정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라고 밝혔다.
업계는 양사의 합작법인 성사 과정에서 정형권 G마켓 대표의 역할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6월 G마켓의 부름을 받기 전까지 알리바바그룹에서 7년간 몸담았던 이력 때문이다.
정 대표는 투자, 이커머스 및 핀테크 업계를 두루 거친 재무 전문가다. 브라운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과정을 거친 뒤 2001년 골드만 삭스 홍콩에 입사하며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크레딧 스위스, 쿠팡 등에서 근무했다. 알리바바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7년이다.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코리아 대표로 지내다가 능력을 인정받아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를 모두 총괄하게 됐다.
알리바바와의 인연이 깊은 만큼 업계에서는 신규 합작법인의 초대 수장으로 정 대표가 물망에 오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규 합작법인은 내년 상반기 중에 설립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관계자는 "양사가 시스템과 국적이 다른 만큼 법인 설립 과정에서 조율할 사항이 많을 것"이라며 "법인 설립 자체는 내년 1·2분기 이내에 완료할 수 있지만 IT 시스템 개발 등 기술 교류를 거쳐 본격적인 상품 운영까지는 예정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양사는 사업에 속도를 내 최대한 빨리 상품 운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합작법인의 향방이나 정 대표의 역할 등에 대해 "아직은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