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간부 "여인형, 계엄 당일 군 판사 4명 성향 알아보라 지시"

"문제 발생할 수 있다 판단해 실행은 안 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2024.1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일 부하에게 특정 군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4일 나왔다.

나승민 국군방첩사령부 신원보안실장(대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서 자신이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이 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나 실장은 "자정 무렵 (여 전) 사령관이 대령 1명과 중령 2명, 소령 1명 등 총 4명의 인적사항을 불러줬다"라며 "사무실에 복귀한 후 인적사항을 확인해 보니 4명 모두 군 판사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담당 과장과 토의 과정에서 현 계엄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은데 특히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할 경우 나중에 인사 조치나 불이익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확인 지시를 중단하고 (성향 파악을) 하지 않도록 하고, 저는 복명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나 실장은 "이후 TV를 보니 국회에 계엄군이 들어가 있는 상태였고,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중단했다"라고 덧붙였다.


나 실장은 수사기관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 등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 실장의 증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2시간짜리 계엄이 어디 있느냐, 평화 계엄이었다'라고 하지만 오히려 반대로 상황 지속을 위한 준비였다"라며 "포고령 위반자 처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