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 기간이 일반 직원보다 평균 18.1년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 사진=뉴시스DB
대기업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 기간이 일반 직원보다 평균 18.1년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 사진=뉴시스DB

국내 대기업 오너일가가 회사에 입사해 임원을 달기까지 평균 4.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직원과 비교하면 18.1년 빠른 것이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결산 기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88곳을 대상으로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오너 일가가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집단은 63곳이며 인원은 총 21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175명, 여성은 37명이다.


이들은 평균 30.4세에 입사했으며 입사 4.4년 만인 평균 34.8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일반 임원 중 상무 직급 임원의 평균 나이(2019년 9월말 기준)가 52.9세인 점을 감안하면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이 일반 직원에 비해 18.1년 더 빠르다.

212명 중 사장단 이력이 조사된 167명의 승진 소요 기간은 12.9년이다.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입사와 승진 시기가 빨랐다. 부모세대는 평균 30.7세에 입사해 4.5년 만에 임원을 달고 13.2년 만에 사장단으로 승진했다. 자녀세대는 이보다 어린 평균 30.2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4.3년, 사장단 승진까지 12.5년이 걸렸다.


성별 승진 평균 소요 기간은 여성이 남성보다 빨랐다. 남성은 평균 30.0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4.6년, 사장단까지 13.1년이 소요됐는데 여성은 평균 32.6세에 입사해 임원 승진까지 3.3년, 사장단 승진까지 11.4년이 걸렸다.

대기업 오너일가, 임원 승진 4.4년… 일반직원보다 18.1년 빨라

입사와 동시에 임원으로 승진한 인원은 전체의 25.5%인 54명이었다.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정재림 KCC 상무 등이다.

입사 후 바로 임원에 오른 자녀세대 주요 인물로는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박서원 두산매거진 전 대표, 박세진 금호고속 상무 등이다.

입사와 동시에 바로 사장단에 오른 인사는 김주원 DB그룹 부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이지현 OCI드림 대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최윤정 파라다이스그룹 부회장 등 7명이었다.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인물로는 박장석 SKC 전 상근고문이 꼽혔다. 박 전 상근고문은 1979년 SK네트웍스 입사 후 16년 만인 1995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구자용 E1 회장(15.8년), 구자엽 LS전선 회장(14.6년),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14.3년) 등도 상대적으로 임원 승진까지 오래 걸렸다.

사장단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인물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으로 조사됐다. 신 의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34.9년 만인 2008년에 사장단으로 승진했다.

박석원 두산 사장(27.8년), 구자엽 회장(27.2년),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사장(26.8년), 김상헌 DN그룹 회장(26.0년) 등도 사장단 승진까지 오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