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홍명보호가 본격적인 '월드컵 모드'에 돌입했다. 다가오는 9월 A매치 기간에 원정 평가전을 갖기로 확정했는데, 꼭 필요한 상대와 경기 장소를 잡았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오는 9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미국 현지에서 북중미 국가 미국, 멕시코와 차례로 맞붙는다고 14일 밝혔다.
대표팀은 현지시간 9월 6일 17시(한국시간 7일 06시) 뉴저지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미국과 평가전을 가진다. 이어 9일 멕시코과 대결하는데 장소와 킥오프 시간은 추후 확정된다.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을 진행 중인 축구대표팀은 4승4무 승점 16점으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요르단이 2위(3승4무1패 승점 13)이고 이라크가 3위(3승3무2패 승점 12)다. 각조 상위 2팀이 본선 직행권을 가져가는데,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대표팀은 6월 6일 이라크와 원정 9차전을 갖고 10일 국내에서 쿠웨이트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라크에서 본선행을 확정한 뒤 안방에서 팬들과 월드컵 출정식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예선이 마무리되는 6월 이후는 본격적인 월드컵 모드 돌입이다. 한국은 일단 7월 국내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 참가해 일본, 중국 등과 경기한다. 자존심이 걸려 있고 아무래도 주목도가 높은 '한일전'이 있어 비중이 작진 않으나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파들은 차출할 수 없는 대회다.
완전체로 평가전을 치를 수 있는 첫 일정이 9월 A매치 기간이라 상대와 장소에 관심이 쏠렸는데, 대한축구협회가 발 빠르게 움직여 최상이라 평가할 수 있는 매치업을 만들었다.
한 축구 관계자는 "국가 간 평가전을 잡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손쉽게 섭외할 수 있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매력적인 팀, 객관적으로 강호라 불리는 팀들과 경기하려면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야한다. 우리가 원한다고 그냥 경기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월드컵을 앞둔 시점에서의 평가전 잡기는 더더욱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본선에 나서는 팀들 모두 좋은 모의고사를 치르고 싶은 때"라면서 "월드컵 개막(2026년 6월)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 개최지에서 본선 참가국과 경기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아무래도 본선 경쟁력에 미치지 못하는 아시아 국가들과 주로 경기했던 것을 감안할 때 미국과 멕시코라는 팀은 '홍명보호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한 적절한 상대다. 이제 초점은 한국보다 강한 팀들과 겨뤄야하는 본선이다. 지더라도 센 팀이랑 붙어야한다.

미국의 FIFA 랭킹은 16위로, 23위인 한국보다 높다. 두 나라의 국가대항전은 2014년 2월 LA에서 가진 평가전 이후 11년 만이다. 현재 미국대표팀 사령탑이 과거 토트넘을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라 손흥민과의 '사제대결'이라는 관전 포인트도 더해졌다.
FIFA 랭킹 17위 멕시코와 맞붙는 건 2020년 11월 오스트리아 비너 노이슈타트에서 가진 평가전 이후 5년 만이다. 상대 전적은 4승2무8패로 한국이 열세다. 월드컵 본선 무대(1998 멕시코 대회, 2018 러시아 대회)에서도 두 차례 만났는데, 각각 1-3과 1-2로 졌다.
아시아 예선 때문에 한동안 '밖'에 나가지 못한 축구대표팀이 해외 원정 평가전을 치르는 것은 2023년 9월 영국에서 열린 웨일즈와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2년만이다. 여러모로 꼭 필요한 평가전이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