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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의류 OEM 업계의 선두 기업인 영원무역그룹이 새로운 50년에 도전한다. 반세기 동안 묵묵히 외길을 걸으며 사업을 일으킨 창업주 성기학 회장이 다음 반세기를 준비하며 시장 확대와 품질 경쟁력 강화를 본격 선언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성 회장은 대학 시절부터 산악부원으로 활동했을 정도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연스레 아웃도어 스포츠웨어에 관심을 갖게 됐고 스물일곱의 나이에 영원무역을 설립, 아웃도어·스포츠 제품 OEM 한우물을 파 회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영원무역그룹은 1974년 스키복 OEM으로 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 제조 OEM 사업 부문은 40여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에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신발, 백팩 등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고객사 중에는 '요가복의 샤넬'로 알려진 룰루레몬과 '이재용 패딩'으로 유명한 아크테릭스 등 최상급 브랜드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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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국내에 들여온 노스페이스는 영원무역그룹이 굴지의 아웃도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아웃도어를 넘어 생활 스포츠가 일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영원무역그룹은 다시 한번 도약했다. 룰루레몬과 같은 주요 고객사들의 실적이 지속해서 상승하자 영원무역그룹 역시 그 수혜를 누렸다. 2024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50년 동안 다양한 사업을 펼쳐온 만큼 지배구조도 복잡하다.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 산하에 20여개에 이르는 자회사가 있다. 이 가운데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스캇노스아시아가 큰 축을 이룬다. 영원무역은 OEM 전문 기업으로 아웃도어 의류부터 신발, 배낭 제조 및 수출, 유통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 브랜드 리테일 사업을 운영 중이다. 스캇노스아시아는 세계적인 자전거 브랜드 '스캇'(SCOTT)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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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원무역홀딩스는 연결기준 매출 4조5178억원, 영업이익 517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1%, 40.8% 감소한 수치다. 본업인 OEM 부문과 노스페이스 부문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스캇의 부진이 전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3년(2022~2024년) 연간 실적을 놓고 봤을 때 외형과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2022년 정점을 찍은 이래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조57억원, 영업이익 13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7%, 12.4% 증가했다. 아크테릭스 등 주요 OEM 사업의 꾸준한 선전과 스캇 부문의 점진적인 손실 개선이 주효했다.
지난해 영원무역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다음 반세기를 준비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수직계열화 ▲생산 공정 자동화 ▲신규 공장 설립 등 투자 확대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품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인도, 케냐 등 신흥 시장에 생산 거점을 새롭게 구축하고 중남미, 유럽 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할 것을 목표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