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의 잔혹함을 알린 사진으로 유명한 '네이팜탄 소녀' 원작자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15년 6우러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AP사진전 기자회견에서 사진작가 닉 웃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베트남 전쟁의 잔혹함을 알린 사진으로 유명한 '네이팜탄 소녀' 원작자에 대해 원래 알려졌던 AP통신 사진기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 보도사진상을 주관하는 월드프레스포토(WPP)가 AP통신 전 사진기자이자 미국-베트남계 사진작가 닉 웃을 "해당 사진작가로서 더 이상 명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WPP가 웃의 이름을 삭제한 건 이 사진 실제 촬영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선댄스영화제에서는 이 사진 저작권에 의문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더 스트링거'가 상영됐다. 다큐멘터리에는 베트남 현지 프리랜서 사진가가 촬영했을 의혹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WPP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자체 조사를 실시했고 촬영 당시 위치와 거리, 사용된 카메라 등을 분석한 결과 웃보다 더 적절한 위치에 다른 사진기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WPP는 응우옌 타잉 응에와 후잉 콩 푹 두 사람이 실제 촬영자일 수 있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1972년 베트남 전쟁 당시 찍힌 이 사진은 미군의 네이팜탄 공격 직후 당시 9살이었던 베트남 소녀 킴 푹이 나체로 울부짖으며 내달리는 모습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 상은 당시 많은 화제를 일으켰고 1973년 닉 웃은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응우옌과 웃은 해당 사진에 대해 둘 다 자신이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응우옌은 다큐멘터리 인터뷰에서 "사진은 분명히 내 것"이라고 주장했다. 웃도 지난 2월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진은 내가 찍었다"며 "의혹 제기는 내게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WPP는 웃의 이름은 삭제하고 원작자를 알 수 없는 것으로 정리했다. 다만 "사진의 진정성은 의심 여지가 없으며 해당 장면이 실제 역사적 순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수상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