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이란 출신 거장 자파르 파나히(64)가 신작 '언 심플 액시던트'로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5일 오전 1시 40분(한국시각 현지시각 24일 오후 6시40분) 프랑스 남부 도시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8회 칸 영화제 폐막식이 개최됐다.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이란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 자파르 파나히의 신작 '언 심플 액시던트'에게 돌아갔다. 이 작품은 파나히 감독이 2022년 구금됐다가 석방 이후 처음으로 만든 영화로 알려졌다. 이날 파나히 감독은 "모든 문제를 제쳐두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우리나라(이란)의 자유"라고 소감을 밝혔다.
파나히 감독은 장편 데뷔작 '하얀 풍선'(1995)으로 제48회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 '붉은 황금'으로 제56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3개의 얼굴들'로 제71회 칸 영화제 각본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프랑스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이며 홍상수 감독과 함께 미국 배우 겸 감독인 할리 베리, 인도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파얄 카파디아, 이탈리아 배우 알바 로르와처, 프랑스-모로코 작가 레일라 슬리마니, 콩고 감독 겸 다큐멘터리프로듀서 디웨도 아 아다미, 멕시코 감독 겸 프로듀서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미국 배우 제레미 스트롱까지 총 9명의 영화인이 경쟁 부문 심사를 맡았다.
2등인 그랑프리는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센티멘탈 밸류'에게 돌아갔다. 3등인 심사위원상은 올리버 라세 감독의 '시라트'와 마샤 쉴린스키 감독의 '사운드 오브 폴링'이 공동 수상했다.
브라질 영화 '더 시크릿 에이전트'는 2관왕을 차지했다. 연출을 맡은 클레버 멘돈사 필류 감독이 최우수 감독상을, 주연인 와그너 모라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프랑스 배우 나디아 멜리티는 '더 작은 시스터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장 피르에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는 '영 마더스'로 최우수각본상을 거머쥐었다. 특별상은 중국 출신 비간 감독의 신작 '레저렉션'이 수상했다.
단편 황금종려상은 타우픽 바롬 감독의 '아임 글래드 유아 데드 나우'가 받았다. 신인 감독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상 하산 하디 감독의 '더 프레지던트스 케이크'가 차지했다.

홍상수 감독은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나선 만큼, 폐막식 자리에도 참석했다. 그는 남우주연상 수상자를 호명해 눈길을 끌었다.
홍 감독은 국내 영화인으로는 여섯 번째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은 한국 영화인은 1994년 신상옥 감독, 2009년 이창동 감독, 2014년 배우 전도연, 2017년 박찬욱 감독, 2021년 송강호 등이 있다.
한편 지난 13일 개막한 제78회 칸 영화제는 24일 폐막식을 끝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국 장편 영화는 3년째 경쟁 부문 진출작을 배출하지 못했으며, 허가영 감독의 단편 영화 '첫여름'이 한국 영화 최초로 '라 시네프' 부문에서 1등상을 받았다.